'SSG 0번→한화 9번 새 출발' 김강민 "후배들에 아낌없이 줄 수 있다"

조은혜 기자 2024. 1. 3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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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이제는 한화 이글스의 선수. 김강민이 새 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선수단은 내달 20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하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 22일부터 오는 3월 4일까지 국내외 팀들과 연습경기 위주의 2차 캠프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로 둥지를 옮긴 김강민도 정식으로 선수단에 합류해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열린 2차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당시 한화는 1라운드에서 LG 트윈스 투수 이상규를 지명했고, 2라운드 패스 후 3라운드에서 NC 다이노스 투수 배민서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하위권 3팀에 포함되며 두 장의 지명권을 더 받은 한화는 SSG 35명 보호선수 명단 안에 '보호되지 않은' 외야수 김강민을 지명했다.

외야가 무주공산이었던 한화로서는 김강민이 풀린 이상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SSG 랜더스 '원클럽맨' 김강민의 이적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본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강민은 새로운 팀에서의 현역 연장과 원클럽맨으로의 은퇴를 두고 고심해야 했고, 김강민은 조금 더 오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 위에 서 있기를 결정했다. 한화에서는 0번이 아닌 9번을 달고 뛴다.

최원호 감독은 "많은 경험을 한 선수다. 선수들이 코치에게도 배우지만 선수에게도 배운다. 김강민이 선수들과 같이 스며들면 분명 플러스 효과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꼭 수비 뿐만이 아니라 선수들도 경기 보는 눈,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필요한데 그걸 코치들이 일일이 이야기해줄 수 없다. 여러 가지를 젊은 선수들이 배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김강민의 합류를 기대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의 인터뷰는 이적이 결정된 후 인터뷰를 고사했던 김강민의 한화 이적 후 첫 공식 인터뷰. 김강민은 인터뷰 말미 취재진에게 "상황이 조금 그래서 많이 거절을 했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 올해는 인터뷰가 많은 한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려면 아프지 않고 1군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취재진의 응원의 말에 그는 "내가 2군을 갔다라는 건 둘 중에 하나일 거다. 애들이 너무 잘해서 내가 필요 없어서 가는 거 하나, 내가 너무 안 좋아서 가는 거 하나. 전자였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다음은 김강민과의 일문일답.

-설레는 마음으로 왔을 것 같다.
▲피곤한 시간인데 기대도 있고, 설렘도 있다. 호주도 처음 가고, 여러모로 기대되는 부분이 많다. 팀을 옮긴 건 처음이라, 새로운 팀의 선수들과 처음 가는 캠프다 보니까 어떤 야구를 할지,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한화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다면.
▲이명기 선수나, 이태양 선수나 아는 선수들이 많아서 들은 건 많은데 다른 것보다 일단 내 눈으로 가서 보고, 같이 플레이 하면서 좀 더 많이 느낄 것 같다. 아직은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일단 같이 해보고 싶은 게 강하다.

-이적이 결정되고 나서 어떻게 지냈는지.
▲그냥 개인 훈련을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같이 일단 몸을 가꾸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경기를 좀 더 나갈 수 있게 기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고, 또 다른 쪽으로도 생각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SSG와는 조금 다른 팀이다 보니까 내 나름대로 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소감은.
▲항상 입던 것만 입다 보니까 색깔 자체가 바뀌어서 조금은 어색함이 있었는데, 유니폼 재질이나 이런 게 되게 편했다(웃음). 자꾸 입다 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오래 달았던 0번 대신 새로운 번호를 달았는데.

▲0번은 SK, SSG에서 달았던 번호고, 새 팀에 왔으니 새 번호를 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0번은 인천에 계신 SK, SSG 팬분들에게 나를 기록하는 번호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또 다른 번호로 좀 더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었다. 번호를 못 바꿔 볼 줄 알았는데, 바꿀 기회가 생겨서 이런 식으로라도 바꿔서 야구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한화에서는 다른 번호로 기억되고 싶다.

-9번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0번이랑 비슷해서다. 간단하다. 한 자릿수 번호를 달고 싶었고, 있는 번호 중에서는 9번이 조금 더 익숙했다. 예전에 대표팀에 나갔을 때 0번을 못 달아서 9번을 달았던 기억도 있어서 9번을 서택했다.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게 됐다(웃음).

-현역 연장이나 이적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나.
▲일단 프로야구 선수니까 야구를 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어찌 됐든 내가 선수로서 뛸 수 있는 결정을 한 거라고 생각을 한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이제 내가 이제 야구장에 나가서, 필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까 운동도 조금 일찍 시작했다.

-현재 몸상태는.
▲나쁘지 않다. 한국은 조금 추우니까 크게 무리하면서 기술적인 훈련을 하기 보다는, 조금 몸을 바꾸는 데 시간을 좀 많이 투자했다. 이제 (캠프에) 가서 이제 기술적인 부분이나 몸을 조금 더 마지막으로 더 만드는 그런 시간을 가질 것 같다.

-한화라는 팀에서 베테랑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베테랑이라는 모습보다는 야구선수니까 내 기량을 발휘를 하는 것을 무조건 1번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따라오는 게, 경험이 많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이나 조금은 부족하던 부분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채운다기 보다는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만 내가 케어해 줄 생각이다. 그 선수들이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도 있다. 본인들이 가진 장점들은 잘 살리고, 궁금한 점이나 이런 게 있으면 조금 도와주는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내가 크게 간섭하고 이런 건 없을 것 같다.



-김강민 선수의 이적을 아쉬워 하는 팬들도 많은데. 그 팬들에게 얘기를 해준다면.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항상 기억하고 있고, 그 긴 시간을 잊을 순 없다. 그리고 나도 SK, SSG라는 팀을 지금도 좋아한다. 나와 오래 지낸 후배들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크게 안 좋은 감정은 없다. 그렇다 보니 팬분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감사했고, 앞으로 또 야구장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현역 연장 선택이 후회 없을 만큼의 목표는 있을 것 같은데.
▲성적에 대한 목표를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주전 선수라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지만, 지금은 팀이 하는 목표가 첫 번째다. 그 궤도로 올라가는 데 주력을 다할 거고, 내가 있는 힘을 다 쓸 거다. 어찌 됐든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힘을 쓸 거고, 선수들, 스태프들과 잘 해서 그 목표를 이루는 데만 주력할 거다.

-한화 외야수 중 눈여겨 본 후배들이 있는지.
▲나는 내 눈으로 먼저 가서 보고 싶다. 밖에서는 많이 봤는데, 내 눈으로 가까이서 보고 같이 플레이하면서 한번 해보고 싶다. 나는 다른 것보다 그냥 더 잘했으면 좋겠다. 가진 것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는 평이 나왔으면 좋겠다.

-문현빈, 정은원 등 내야수에서 외야 전향을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후배들이 많이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언제든지 열려있다. 나도 굉장히 좋아하는 상황이고,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줄 수 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문학구장을 쓰는 모습을 상상한 적이 있는지.
▲그 어느 팀과 똑같을 것 같다. 근데 조금 색다르긴 하겠지. 특히 한화 홈구장은 3루에서 보다가 1루로 가는 거고, 문학에서는 3루로 가는 거니까. 조금 생소한 느낌은 있겠지만 일단 경험해 봐야 할 것 같다. 많은 선수들이 이적했을 때 홈구장이었던 곳을 가면 다른 느낌이 온다고 얘기를 하더라. 나도 경험을 하고, 첫 경기 끝나고 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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