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전 크로스 79개'…클린스만호, '맞불' 사우디전 공격 변할까 [권동환의 도하시아]

권동환 기자 2024. 1. 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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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상대는 밀집수비보다는 맞불 작전을 펼치는 팀이다. 클린스만호의 공격 패턴도 달라질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 맞대결을 벌인다.

조별리그 E조에서 1승2무를 거둬 2위로 토너먼트에 올라간 한국은 F조 1위이자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를 만난다. 사우디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터트리는 동안 1실점만 허용,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조 1위를 차지하고 16강에 올랐다.

두 팀 맞대결은 이번 대회 16강 최대 빅매치로 꼽힌다. 한국과 사우디 모두 아시아 축구 강호로 평가받는 팀이고, 이번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때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했다. 한국은 이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대회 챔피언으로 등극한 아르헨티나 상대로 승리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8강행 길목에서 사우디를 만난 태극전사들은 경기를 앞두고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29일 오후에 진행된 최종 훈련에서 부상으로 빠진 문선민(전북 현대)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훈련장에 모였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8골을 넣었으나 공격 전술이 단조롭다는 비판도 들었다. 특히 이강인에 의존한 크로스 위주 전술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페널티킥 2개와 프리킥 1개, 코너킥 1개를 제외한 오픈플레이에선 4골을 넣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록한 크로스 총 횟수는 무려 79회에 이른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 때는 23개를 시도했고, 2차전 요르단전에선 크로스를 15개 올렸다. 그리고 최약체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선 무려 크로스 41회를 기록했다.

물론 크로스 전술이 나쁜 건 아니다. 79번의 크로스 중 21개가 연결돼 성공률이 약 27%를 기록했다. 보통 크로스 성공률은 20%만 넘겨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확도가 엄청 높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로스 전술이 문제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강인(PSG)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골대 앞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공격수들이 이를 놓치면서 도움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들도 있다.

또 크로스를 40개 넘게 기록한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실점을 막기 위해 측면을 포기하고 박스 안에 밀집해 있어 크로스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던 이유도 있다.

그러나 크로스 횟수가 많다는 건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다. 평균적으로 크로스가 정확히 전달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고, 크로스가 차단되는 순간 상대에게 공 소유권을 내줄 가능성이 큰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 허더스필드타운, 아스널을 이끌었던 지도자 허버트 채프먼은 “보는 재미가 떨어져도 패스가 더 치명적이다. 상대 수비수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승산이 9 대 1 밖에 되지 않는 문전에 공을 보내는 플레이는 무의미하다”라며 득점 찬스를 더 많이 만들기 원한다면 크로스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위로 올라갈수록 상대가 더 강해지는 토너먼트 특성상 크로스를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토너먼트에 올라온 팀들 대다수가 지역 방어를 비롯해 수비 위치선정이 잘 돼 있어 쉽게 박스 안에서 슈팅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클린스만 감독이 사우디전 때 공격 전술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도리어 강팀이기에 현 전술을 고수하는 게 맞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말레이시아는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아예 깊이 내려서는 전술을 택했지만 사우디는 한국 상대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 라인을 올리면 필연적으로 박스 안에 공간이 늘어나고, 이는 공격수들이 크로스를 받기 위한 공간을 찾는데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중요한 토너먼트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전술을 수정하는 건 선수들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전술을 택하건 팬들이 원하는 건 오직 승리 하나다. 다만 조별리그에서 답답한 공격을 보여줬기에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1실점만 허용한 사우디 골문을 열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렵다.

이런 와중에 클린스만호의 공격 패턴이 크로스뿐라 팬들의 불안감을 커져만 갔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클린스만호가 조별리그 때와 완전히 다른 공격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원하는 팬들의 기대감을 다시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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