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산불 악몽’ 재현될라…사소함에 ‘큰 산불’ 주의 당부”

대전=정일웅 2024. 1. 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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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최단·최다 산불 발생 기록
사람에 의한, 부주의 인한 산불 대다수
봄철 산행 인구 증가와 4월 총선 이슈로
올해도 봄철 산불 위험도 높을 것 예측
산림청, 유관기관 협업 등 산불대응 총력

지난해 4월은 산불 빈도가 여느 때보다 잦았고, 대형 산불도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통상 봄철에는 연중 산불 빈도와 피해가 집중돼 왔다. 다만 지난해 봄은 예년 평균과 비교하더라도 통계상 유독 산불 현황이 두드러졌다.

특히나 올해는 팬데믹에서 벗어난 일상 회복과 총선 등 외부 요인이 더해져 산불 발생 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산림당국은 대부분 산불이 사람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 사소한 실수가 큰불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한다.

◆통계작성 이래 ‘최단·최다’ 기록=30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는 총 596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4992㏊가 소실됐다. 최근 10년 평균보다 건수(567건)로는 5%, 피해면적(4004㏊)으로는 25%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는 연중 산불 빈도와 피해면적도 컸지만 유독 4월에 산불이 집중됐다. 특히 지난해 4월 2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는 35건의 산불이 발생해 1일 기준 역대 3번째로 많은 산불 건수를 기록했고, 이튿날(3일)에는 대형 산불 5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역대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86년 산불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단·최다 산불 현황이라고 산림청은 강조한다.

봄철은 그간에도 연중 산불이 집중되는 시기로 꼽힌다. 실례로 산림청은 해마다 2월 1일~5월 15일을 ‘봄철 산불조심기간’, 11월 1일~12월 15일을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해 산불 예방과 대응에 집중한다. 봄철과 가을철 산불 발생이 여느 때보다 빈번한 까닭이다.

지난해 봄철 산불조심기간에는 465건(연간 596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4926.5㏊(연간 4992㏊)가 소실되는 피해를 야기했다. 같은 해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에 41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9.8㏊가 소실된 것과 비교할 때 건수로는 11배, 피해면적으로는 246배 많았던 셈이다.

통계상 10년 평균을 비교해도 봄철은 가을철보다 산불이 빈번했다. 봄철 10년 평균 발생 건수는 371건·피해면적은 3325.4㏊, 가을철은 38건·13.0㏊로 차이가 컸던 것이다. 산림청이 봄철 산불 대응에 진심을 다하게 되는 이유다.

원인별 산불현황 통계자료. 산림청 제공

◆원인별 산불통계 ‘부주의’ 절대다수=산불 발생의 원인별 통계에서는 단연 ‘사람에 의한,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실례로 지난해 원인별 통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입산자(건수 29%·면적 27.9%) ▲논·밭두렁소각(건수 10%·면적 5.3%) ▲쓰레기 소각(건수 12%·면적 15%) ▲담뱃불 실화(건수 9%·면적 29.4%) ▲성묘객 실화(건수 4%·면적 1%) ▲어린이 불장난(건수 1%·면적 미미) ▲건축물 화재(건수 7%·면적 0.8%) ▲기타(건수 29%·면적 20.6%) 등의 분포를 보였다.

입산자·담뱃불·성묘객 실화와 소각 등으로 발생한 산불이 건수로는 전체의 64%·면적으로는 전체의 78.6%를 차지한 셈이다. 기타 항목에는 원인 미상·작업장 실화·재처리 부주의·방화 등이 포함돼 이를 더할 경우 사람에 의한 산불 발생 비중은 전체의 90%를 넘는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산림청은 이러한 통계를 토대로 산불조심기간 국민을 대상으로 산불 경각심 높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람에 의한 산불 발생 빈도는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남성현 산림청장이 2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2024년 산불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4월 ‘산불 악몽’ 재현 방지에 총력”=해마다 봄철은 산불 발생 요인이 큰 시기로, 올해도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2월~4월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40%대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근거로 산림청은 올해 봄철도 산불위험도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늘어난 산행인구와 4월 10일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는 계절적 요인과는 별개로, 산불 위험도를 높이는 복병이 될 것이라는 게 산림청의 판단이다.

이에 산림청은 산불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소각 산불 차단을 위해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파쇄’ 활동을 확대하고,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 운영되는 화목보일러 재처리 시설 등을 일제 점검해 산불요인을 제거한다.

또 그간 봄철 산불 발생이 빈번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입산통제(183만㏊)와 등산로 폐쇄(6887㎞)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으로 산불 징후를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ICT 플랫폼)‘도 전국 20개소로 확충한다.

이외에도 산림청은 해외에서 임차 헬기를 도입, 유관기관 헬기와 산불 진화 공조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기존 진화 차량보다 담수량이 3배 많은 고성능 산불 진화차를 11대 추가 도입함으로써 야간산불과 대형 산불에 대응한 진화 능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림청은 올해 범부처 협력을 강화해 산불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불의 99%는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한다”며 “산불 발생 예방을 위한 국민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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