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도화동 아파트서 펄럭이던 'SOS' 구조신호…20시간 갇힌 노인 극적 구조

김인희 2024. 1. 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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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20시간 넘게 비상대피소에 갇힌 70대 노인이 기지를 발휘해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노인은 추위 속에서도 구조메시지를 만들어 아파트 외벽에 걸쳤고 이 메시지를 발견한 이웃의 신고로 무사히 구조됐다.

신고자는 "도화동 ○○아파트인데 맞은편 동 외벽에 'SOS'라고 적힌 종이가 걸려있다"고 했다.

이를 발견한 이웃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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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문 고장난 화재대피공간 들어갔다가 갇혀
속옷바람에 휴대폰도 없는 채로 20시간 추위에 떨어
버려진 박스에 'SOS' 새겨 창밖에 매달아 구조신호
맞은편 거주 주민이 발견하고 경찰 신고해 무사 구조
아파트 대피공간에 갇힌 70대 노인이 검은 종이와 칼을 이용해 만든 구조 요청 신호.ⓒ인천경찰청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20시간 넘게 비상대피소에 갇힌 70대 노인이 기지를 발휘해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노인은 추위 속에서도 구조메시지를 만들어 아파트 외벽에 걸쳤고 이 메시지를 발견한 이웃의 신고로 무사히 구조됐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로 다급한 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신고자는 "도화동 ○○아파트인데 맞은편 동 외벽에 'SOS'라고 적힌 종이가 걸려있다"고 했다.

상황실 근무 경찰관은 신고자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 요청했다. 신고자가 보내온 사진을 보면 아파트 외벽에 밧줄로 매단 종이상자가 펄럭였다. 사진을 확대하니 상자에 표기된 'SOS'란 글자가 있었다.

미추홀경찰서 도화지구대 소속 경찰관 7명은 최단 시간 안에 출동해야 하는 '코드1' 지령을 상황실로부터 전달받았다. 이들은 순찰차 3대를 타고 급히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관들은 해당 아파트에 도착해 종이가 걸린 고층을 올려다봤지만, 밖에서는 몇층인지 알기 어려웠다.

경찰관 일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고, 동시에 나머지는 15층부터 세대마다 초인종을 눌러 구조 요청자를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 곧바로 응답했으나 28층 세대만 여러 번 누른 초인종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관리사무소에 28층 세대주가 누군지 확인했고, 집주인 아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할 수 있었다. 경찰관들은 집주인 아들로부터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으나 안방과 화장실에서는 인기척조차 없었다.

집 안 내부를 수색하던 중 주방 안쪽에서 "여기요. 여기요." 라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불이 났을 때 몸을 피하는 대피 공간이었다. 고장 나 열리지 않던 방화문을 강제개방했더니 2평(6.6㎡) 남짓한 작은 공간에 속옷 차림의 70대 노인 A씨가 서 있었다.

A씨는 혼자 살고 있었고 휴대폰도 소지하지 않은 채로 갇혀버렸다고 한다. A씨는 20시간 넘게 추위와 싸우다가 바닥에 놓인 검은 상자를 발견하고 기지를 발휘했다. A씨는 상자의 검은색 종이 부분을 칼로 긁어 ‘SOS’라는 글자를 만들었고, 줄을 연결해 창문 밖에 내걸었다. 또 라이터를 켰다가 끄기를 반복해 불빛을 내기도 했다. 이를 발견한 이웃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연히 본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고마운 이웃과 신속하게 대처한 경찰관들이 있었기에 어르신이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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