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층 창문에 보인 수상한 종이상자…20시간 갇힌 노인의 'SOS' 신호였다

허미담 2024. 1. 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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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70대 노인이 2평 남짓한 아파트 대피공간에 갇혀있다가 20시간 만에 이웃과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경찰청은 기지를 발휘해 극적 구조된 한 노인의 사연을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구조 메시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고마운 이웃과 신속하게 대처한 경찰관들이 있었기에 어르신이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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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 "맞은편 아파트에 'SOS' 보인다"

혼자 사는 70대 노인이 2평 남짓한 아파트 대피공간에 갇혀있다가 20시간 만에 이웃과 경찰의 도움으로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경찰청은 기지를 발휘해 극적 구조된 한 노인의 사연을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1일로, 당시 인천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는 "맞은편 동 외벽에 'SOS'라고 적힌 종이와 밧줄이 걸려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의 한 아파트 외벽에 'SOS'라고 표기된 종이박스가 내걸려 있다. [이미지제공=인천경찰청]

경찰은 신고자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신고자가 보내온 사진에는 고층 아파트 꼭대기 창문에 종이상자로 추정되는 물체가 걸려있었다. 상자에는 'SOS'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해당 아파트에 도착했으나, 정확한 층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경찰관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고, 세대마다 초인종을 눌러 구조 요청자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8층 세대만 여러 번 누른 초인종에 아무런 반응이 없자, 경찰은 집주인 아들로부터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집 내부를 수색하던 경찰은 발코니 구석 작은 문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그곳에서 속옷 차림의 70대 노인 A씨를 발견했다. 해당 장소는 화재 시 비상대피소 통로로 활용하도록 마련된 비상대피 공간이었다.

A씨는 전날 오후 환기를 위해 비상대피소로 들어갔다가 고장 난 방화문이 돌연 잠기면서 공간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독거노인인데다 휴대전화도 소지하지 않고 있던 A씨는 20시간 넘게 추위에 떨다 주변에 있던 검은색 상자에 SOS라는 글자를 칼로 새겨 밧줄을 연결해 창문 밖으로 보냈다. 이를 발견한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A씨는 끝내 구출될 수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구조 메시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고마운 이웃과 신속하게 대처한 경찰관들이 있었기에 어르신이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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