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껴쓰고 남편만 믿어라”…‘베트남 신부교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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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한 업체가 공개한 '신부교육' 지침을 두고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베트남 국제결혼 업체가 최근 작성한 외국인 신부교육 지침 글이 30일 엑스(옛 트위터) 등 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여러 말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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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측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 안 좋아 문제 제기하는 것”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한 업체가 공개한 ‘신부교육’ 지침을 두고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베트남 국제결혼 업체가 최근 작성한 외국인 신부교육 지침 글이 30일 엑스(옛 트위터) 등 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여러 말을 낳았다. 논란이 된 건 지난 24일 해당 업체 커뮤니티에 직원이 올린 ‘기숙사 교육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해당 글에는 베트남 신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다뤄진 7가지 주제가 소개됐다. ‘혼인신고 서류 안내’ 등 기본적인 법적 절차 안내 외에 ‘거짓말을 하지 마라’ ‘생활비를 아껴 써라’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마라’ ‘한국에 있는 베트남 사람을 멀리 하라’ ‘한국에 가면 남편만 믿고 남편이 최고’ 등의 항목이 나열됐다.
업체는 공지 글을 통해 베트남 여성의 ‘장단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장점으로는 ‘긴 생머리에 예쁘고 몸매 좋은 여성이 많다’ ‘의외로 피부 하얀 여성이 많다’ 등 외모가 강조됐다. 반면 단점으로는 ‘기가 세고 순종적인 여성이 드물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뒤통수를 친다’ ‘결혼하면 남편이 쥐어잡혀 산다’ 등 주장이 거론됐다.
이를 접한 대다수 네티즌은 성차별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또 “시대를 역행하는 비정상적 매매혼”이라는 식의 비난도 쇄도했다. 해마다 국제결혼이 느는 추세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아 사회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업체 측은 논란이 된 교육 주제와 관련해 “신랑 신부가 잘 지내고 있는데 (일부 베트남 사람들의) 나쁜 꼬임에 넘어가면 안 좋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줬을 뿐”이라며 “부부가 잘 살 수 있도록 교육 차원에서 얘기한 거다. 사람들이 국제결혼에 대해 잘 모르고, 인식이 안 좋다 보니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고 한국일보에 해명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해 공개한 ‘2022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다문화 혼인은 1만7428건으로 전년 대비 3502건(25.1%) 늘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폭 증가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7.2%에서 9.1%로 상승했다. 결혼을 한 10쌍 중 약 1쌍은 다문화 부부인 셈이다.
다문화 혼인을 한 한국인 남편 연령은 45세 이상이 31.2%로 가장 많았고 30대 초반(19.3%), 30대 후반(17.1%) 순이었다. 부부 간 연령 차는 남편이 10세 이상 연상인 부부 비중이 35.0%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이 23.0%로 가장 많았고 중국(17.8%) 태국(11.1%) 순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전제로 우리나라로 이주한 외국인 여성의 우울증 경험률이 한국 여성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1일 공개한 여성 건강 통계집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2023’에 따르면 2021년 결혼이주여성의 우울증상 경험률은 27.4%로 한국 여성(14.1%)보다 약 2배 높았다.
출신 국가별로는 필리핀에서 온 여성의 우울증 경험률이 31.5%로 가장 높았고 이어 태국 30.2%, 캄보디아 30.1%. 중국 27.9%, 베트남 25.9%, 일본 23.6%, 한국계 중국 23.3% 순이었다. 또 소득이 적을수록 우울증 경험률이 높았는데 월 가구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결혼이주여성의 37.9%가 우울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월 소득 200만∼299만원은 29.3%, 300만∼399만원 26.4%, 400만∼499만원 24.0%, 500만원 이상 22.5%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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