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 기대에 회사채 인기…美 기업 발행액 7년 만 최대

뉴욕=권해영 2024. 1. 3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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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이달 발행한 회사채 규모가 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Fed의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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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1월 회사채 발행 1760억달러
금리인하 기대에 채권 투자 증가
대선 앞두고 미리 자금 조달 나서

미국 기업들이 이달 발행한 회사채 규모가 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에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회사채 매수에 나서며 연초부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올해 1월 1760억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17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회사채 발행으로, 이달 총 발행 규모는 2000억달러(약 267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Fed의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Fed가 이르면 오는 3월, 늦어도 5~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현재 5.25~5.5% 수준인 기준금리를 3월 인하할 가능성을 47.2%, 5월 인하할 가능성을 88.7% 반영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채권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회사채를 매입하며 시장이 살아났다. 지난해 치솟았던 금리가 진정되면서 기업들도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회사채 신규 발행을 크게 늘렸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0월 중순 6.6%에서 현재 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경기 둔화를 대비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이 향후 추가 금리 하락에 대비해 장기 회사채 매입에 관심을 갖는 경향도 나타난다. 회사채 수익률이 더 낮아지기 전에 매입해 수익률을 고정하고, 채권 가격 상승까지 노리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 채권 신디케이트 수석인 조니 파인은 "모든 발행사가 엄청난 유동성을 보고 있다"며 "만약 당신이 3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당신은 지금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사)'과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주요 은행들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하반기 자금 조달이 위축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 JP모건 체이스,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달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은 280억달러에 달한다. 지역은행들도 자본 규제 강화에 대응해 자본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채 조달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페이덴앤라이젤의 투자등급 신용 전략 수석인 나탈리 트레비틱은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났다고 느끼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회사채 보유를 원하고 있다"며 "기업의 차입비용이 낮아지고 위험한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 선호 또한 높아지면서 시장 역학이 기업에 유리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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