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비기더니 8강까지...'대역전극' 요르단, 이라크 격파하고 8강 진출

김환 기자 2024. 1. 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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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조별예선에서 한국과 비겼던 요르단이 16강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8강에 올랐다.

요르단은 29일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이라크의 우세가 예상됐다.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함께 D조에서 아시안컵을 시작한 이라크는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인 일본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돌풍의 팀' 인도네시아도 이라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라크가 토너먼트에서도 조별예선의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물론 요르단의 조별예선 경기력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E조에 묶인 요르단은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한 뒤 2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다 경기 막바지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3차전에서 바레인에 패배해 최종 3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라크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아이멘 후세인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이브라힘 바예시, 알리 자심, 유세프 아민이 2선에서 후세인을 지원사격했다. 중원에서는 오사마 라시드와 아미르 알암마리가 발을 맞췄다. 수비진은 후세인 알리, 사드 나틱, 레빈 술라카, 아메드 알하자이가 구성했다. 골문은 잘랄 하산 하킴이 지켰다.

요르단은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야잔 알나이마트가 득점을 책임졌고, 알리 올완과 무사 알타마리가 알나이마트를 도왔다. 마흐무드 알마르디, 라자이 아예드, 니자르 알라시단, 에흐산 하다드가 중원을 구축했다. 후방에는 살렘 알아잘린, 야잔 아보 알아랍, 압달라 무사 나시브가 섰다. 골키퍼 장갑은 하산 아불라일라가 꼈다.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라크와 요르단은 거친 경합을 펼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이라크는 세트피스로 기회를 노렸지만 실패했고, 요르단은 측면의 속도를 활용해 이라크를 공략했다. 초반에는 요르단의 기세가 좋아 이라크가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결정적인 기회도 요르단이 먼저 만들었다. 전반 18분 후방에서 보낸 패스가 이라크 수비진을 넘어 골키퍼에게 향했고, 하킴 골키퍼가 빠르게 나와 머리로 공을 처리했다. 이를 잡은 알타마리가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시도했으나 알타마리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요르단이 계속 두드렸다. 전반 20분 올완이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문 구석을 향해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라크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1분 크로스 이후 요르단 수비가 걷어낸 공을 알리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벗어났다.


요르단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전반 25분 알마르디가 개인기로 수비를 벗긴 뒤 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은 임팩트가 정확하게 되지 않았다. 전반 27분 올완이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맞고 나갔다. 이라크는 전반 36분 바예시의 슈팅으로 반격을 시도했지만 바예시 슈팅은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전 내내 이라크를 괴롭히던 요르단이 기어코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알나이마트가 이라크 패스를 차단한 뒤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갔다. 알나이마트는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전은 요르단이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이라크는 후반전 들어 교체카드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후반 9분 아민과 알하자이 대신 지단 이크발과 메르차스 도스키가 투입됐고, 이 교체카드를 기점으로 이라크가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후반 11분 후세인 알리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이라크가 교체카드를 더 썼다. 라시드를 불러들이고 모하나드 알리를 투입했다. 공격적인 교체였다. 이라크는 교체카드 사용 이후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21분 바예시가 드리블 돌파 후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쳐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나틱의 슈팅이 나왔지만 수비를 넘지 못했다.


이라크는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3분 코너킥에서 알리 자심이 올린 공을 나틱이 헤더로 연결해 요르단 골망을 갈랐다.

이라크가 기세를 몰아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1분 요르단 수비가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공이 후세인에게 흘렀고, 후세인은 정교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후세인은 잔디를 먹는 세리머니를 하다 퇴장당하고 말았다. 기존 한 장의 옐로카드를 갖고 있던 후세인은 이 세리머니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요르단은 수적 우세를 이용했다. 후반 38분 측면을 통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어진 코너킥에서 나온 나시브의 헤더는 골키퍼에게 향했다. 이라크의 골문이 열리지 않자 요르단은 경기 첫 교체카드를 사용해 변화를 줬다. 아예드가 빠지고 살레 라텝이 들어왔다.


후반 추가시간 요르단에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알타마리가 시도한 슈팅을 골키퍼가 쳐냈으나, 문전으로 쇄도하던 알아랍이 집중력을 발휘해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7분 알나시단이 시도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이라크 골문에 꽂혔다. 요르단의 역전. 결국 경기는 요르단의 3-2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 최우수선수는 역전극에 방점을 찍은 알나시단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알나시단에게 평점 8.2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았다. 이날 알나시단은 결승골 외에도 태클 성공 2회(4회 시도), 블록 1회, 클리어링 1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9회, 경합 성공 5회(11회 시도) 등을 기록하며 요르단의 중원에서 활약했다.

요르단의 공격을 이끌었던 자원들도 높은 평점을 받았다. 득점을 터트린 알나이마트를 비롯해 알타마리, 올완, 하다드, 알마르디 등이 모두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요르단 승리의 주역으로 꼽혔다.

앞서 조별예선에서 한국과 2-2로 비기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요르단은 16강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8강에 안착했다. 요르단은 수비라인을 낮게 유지한 뒤 공을 빼앗는 위치를 기점으로 측면을 통해 빠른 역습을 펼친다. 한국전에서도 요르단은 이 전술을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고,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요르단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는 '요르단 살라' 알타마리가 핵심이다. 현재 프랑스 리그앙 몽펠리에에서 활약하고 있는 알타마리는 다수의 유럽파 선수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스타 중 하나다.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 상대 수비 두 명 이상을 상대로도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해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고, 때로는 직접 슈팅으로 득점을 노릴 수 있는 선수다.


알타마리는 이라크전에서도 슈팅 두 개를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했고, 그 와중에도 두 개의 찬스를 만들어냈다. 드리블 시도는 9회 중 4회 성공했다. 성공률은 높지 않으나 그만큼 알타마리가 요르단 대표팀에서 많은 드리블을 시도해 상대 수비를 끌고 온다는 걸 알 수 있는 기록이다.

이라크를 격파한 요르단은 8강에서 타지키스탄을 상대한다. 타지키스탄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동점을 유지하다 승부차기에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타지키스탄의 첫 16강 진출에 이은 첫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전력 면에서는 요르단이 앞서기 때문에 요르단은 이번 대회 4강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타지키스탄은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치르고 올라온 상태다. 요르단은 체력적인 우위를 앞세워 타지키스탄전 승리를 노릴 만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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