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 일가 무료 투자 강의"…이런 사기, 유튜브서 판친다

한지혜 2024. 1. 3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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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명인을 사칭한 계정을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칭 투자 광고'가 유튜브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사칭한 투자 광고 유튜브 영상. 사진 '이부진 투자하다' 유튜브 캡처


지난 23일 이 사장의 얼굴 사진을 내세운 '이부진 투자한다'라는 사기 채널엔 '돈과 경제적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를 가져다주겠구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화면에는 "이부진의 무료 투자 강의, 인원 제한 1000명"이라는 문구가 12초간 재생됐다.

영상 설명란에는 "급여만으로 노후를 기대하지 마세요. 돈을 늘리려면 투자가 필요합니다. 무료 투자 교류 BAND 그룹을 개설했습니다. 이 강의는 선착순 1000명에게만 제공됩니다! 지금 바로 무료로 가입하세요!"라는 문구로 커뮤니티 가입 유도 글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7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개그맨 황현희를 사칭한 유튜브 채널. 사진 '전문 투자자 황현희' 유튜브 캡처


최근 투자자로 변신한 개그맨 황현희를 내세운 사칭 계정도 발견됐다. '전문 투자자 황현희'라는 채널은 황현희의 사진을 프로필로 도용하고, 채널 소개란에 '안녕하세요. 저는 황현희'라며 사칭 소개 글까지 올렸다.

영상에는 개그맨 황현희가 재테크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영상과 함께 투자를 권유하는 문구가 나온다. 언뜻 보면 황현희가 직접 운영하는 계정으로 보이지만, 매일경제 TV '황현희의 스탁킹', 재테크 유튜브 '김작가 TV' 등에서 짜깁기한 영상으로 ‘황현희씨는 어떻게 주식에 투자하게 됐을까’, ‘기회를 봤으면 붙잡아라!’ 등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이 중 한 영상은 40만 회의 조회수를 돌파하기도 했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사칭 계정 게시물(오른쪽). 사진 엄정화 인스타그램


이 밖에도 가수 겸 배우 엄정화, 방송인 유재석 등 유명인들을 사칭해 투자를 유도하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도 등장하며 당사자들이 직접 경고에 나섰다.

유재석의 소속사 안테나는 "현재 유재석은 개인 SNS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어떤 경우라도 회사 및 아티스트 개인 계정을 이용하여 금융 거래를 유도하거나 특정 개인에게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는 없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엄정화 또한 직접 자신의 얼굴을 걸고 허위 광고를 하는 계정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이런 계정 저 아니다. 조심하세요"라고 경고하며 "나쁜 인간들"이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금융·디지털 취약 계층 '고령' 중심 피해 속출


유명인 사칭 사기 광고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렸다. SNS 등에서 사람을 모은 뒤 투자 관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채널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주로 태양광에너지나 가상화폐 등을 소개하며 고수익 사업이라고 현혹한 뒤 불법 업체가 투자금을 받아 챙긴 뒤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금융회사 임직원, 교수 등으로 속여 투자자문을 해준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도 생겨나면서 더욱 치밀한 수법이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중심으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현재 이를 막을 규제 방안은 달리 없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소비자경보 3단계 중 1단계인 '주의'를 발령해 "최근 기관 계좌로 공모주 청약 시 싼 가격으로, 많은 물량 배정이 가능하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를 유도하는 금융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며 "이들은 SNS에서만 활동하고 투자금 편취 후 바로 잠적하는 사기 행태를 보여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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