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시각]건설근로자공제 운용자산 5조…우량 부동산 투자 예고
부동산대출펀드 운용사 공고
플라스틱 재활용 투자도 강화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섰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늘어난 운용자산을 우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상민 건설근로자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은 최근 아시아경제를 만나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 5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 10년간 운용자산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4년 2896억원 규모이던 운용자산은 2013년 2조5889억원, 2023년 5조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이 본부장은 "금리가 좀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옛날처럼 급격하게 조정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당분간은 안정적인 대출 상품 위주로 투자를 하고, 부동산 PF 중에서 좋은 사업장을 골라 선순위 부실채권(NPL)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 본부장은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분야에 강점을 가진 CIO다. 국민연금에서 국내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 인프라 투자를 시작으로 해외부동산, 해외인프라 투자를 두루 경험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선 국내외 인프라, 부동산, 기업투자 등에서 성과를 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조만간 부동산 대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1월 말이나 2월 초 공고를 내고 총선 이후 오는 4월을 기점으로 해서 4개사에 약 2000억원 정도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금리는 여전히 높은 지금이 투자자로서는 오히려 옥석을 가려 저평가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 외에 친환경 투자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플라스틱 업리사이클링(재활용) 쪽으로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링(재활용)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디자인을 새롭게 하거나 제품의 용도를 바꾸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본부장은 "기후협약에 의해서 유럽 지역에선 페트병을 업리사이클링 제품으로 의무 사용하는 방식으로 법이 바뀌었다"며 "화학회사들이 이제 수출하려면 의무적으로 업리사이클링 제품을 납품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3ℓ 이하 음료 페트병을 만들 때 재생 플라스틱을 25% 이상 써야 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매년 생산하는 페트병 재생 원료의 26%를 병 제조에 쓰고, 미국은 21%를 이용해 새 페트병으로 만들고 있다. 글로벌 음료 기업 코카콜라는 현재 노르웨이, 스웨덴을 비롯한 8국에서 100% 재활용 페트 제품만 판매한다.
그는 "한 해 1000억병 이상을 생산하는 코카콜라 역시 2030년까지 페트병을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등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국내서도 이런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있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73년생인 이 CIO는 홍익대 건축공학과, 뉴사우스웨일스 건축환경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2005년 두산중공업 담수발전BG MED팀을 시작으로, 2006년 한국인프라금융자문 민자투자사업팀장으로 옮겨 금융 쪽 경력을 쌓았다. 국민연금에서 국내외 인프라·부동산 투자 경력을 쌓았고,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약 12년간 몸담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는 1997년 건설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설립됐다. 1998년부터 조성된 공제회 자산은 꾸준히 확대돼 지난해 말 기준 4조5911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운용자산은 약 5조2000억원이다. 자산은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 부문과 국내외 부동산·사모펀드·인프라 등 대체투자 부문으로 나눠 운용 중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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