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e스포츠 인기에도 휘청거리는 LCK…이대로 괜찮나

차종관 2024. 1.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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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첫날부터 구단과 리그 ‘신경전’
‘레전더리스’, 반년 만에 서비스 종료 위기
팬미팅 취소 공지…역풍 맞자 번복
LCK 중국어 중계 중단…리그 수익에 재차 타격
‘2024 LCK 스프링’ 미디어데이 현장. 사진=차종관 기자

최근 들어 LoL e스포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운영 악재를 연이어 겪고 있다.

개막 첫날부터 구단과 리그 간 신경전

지난 17일 ‘2024 LCK 스프링’ 개막일에 일부 게임단의 공동 성명문이 발표되며 라이엇 게임즈 리그 운영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팀들은 3년 전 리그 출범 당시 제시한 수익 목표가 여태까지 한 차례도 달성되지 못했고, 수익 분배금도 다른 지역 리그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지난 3년 간 10개 팀의 누적 적자는 약 1000억원에 달하며, 팀에서 의견을 제시해도 라이엇 게임즈의 지침만 답신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더해 공동으로 입장을 발표할 경우 징계를 주겠다는 경고까지 받았다고 전해져 파문이 일었다.

그러자 LCK도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리그는 “사업을 확장하고 리그⋅팀⋅선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해 왔다”며 리그 순수익이 아닌 매출의 균등 분배, 최소분배금 인상 예정, 프랜차이즈 가입비 납부 연기 및 납부 시기의 유동적 조정, 공인 에이전트와 균형지출 등을 언급했다.

이어 “리그 파트너십 모델을 비롯한 중요 사항을 서로 상시적으로 논의⋅협의하고 있었음에도 일부 팀이 리그에 대한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승익 레전더리스 대표.  사진=차종관 기자

‘레전더리스’, 반년 만에 서비스 종료 위기

LCK의 수익성 악화를 타개할 솔루션으로 제시됐던 ‘레전더리스’도 서비스 반년 만에 위기설이 돌고 있다.

레전더리스는 LCK와 공식 IP(지식재산권) 라이선싱 파트너를 맺은 디지털 콜렉터블 서비스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카드와 플레이 등을 디지털 형태로 수집할 수 있어 출범 당시 화제가 됐다. 미국프로농구(NBA) NFT(대체불가능토큰) 카드 서비스 ‘탑샷’과 닮았지만, 실제 NFT로 판매되진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레전더리스는 스프링 개막 이후 시간이 한참 흘렀음에도 서비스 재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비스는 이미 한 달 가까이 중단되고 출금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특히 지난해 서머와 달리 리그 스폰서 명단에서도 이탈해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레전더리스 관계자는 서비스 종료 여부와 별개로 구매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재개된 팬미팅 현장, 한화생명e스포츠 팬들이 줄을 서서 선수단을 만나는 모습. 사진=차종관 기자

팬미팅 취소 공지…역풍 맞자 번복

LCK는 지난 12일 소셜미디어 공지를 통해 “안타깝게도 경기 종료 후 롤파크에서 진행되던 대면 팬미팅을 2024 시즌부터 잠정 중단한다”며 “LCK 10개 팀이 논의한 결과, 선수들과 팬들이 서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팬미팅을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팬들은 이 사실이 공지된 이후 LCK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지속했다. 다수의 누리꾼은 “지금까지는 없던 공간을 억지로 창출해 팬미팅을 진행했던 것인가”라고 질책하며 LCK 입장에 대해 반박했다.

반대 여론이 거세자 LCK는 입장을 번복해 19일 소셜미디어 공지로 “다음 주부터 롤파크 내 팬미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LCK는 “대안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팬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젠지e스포츠의 앰블럼이 그려진 깃발. 라이엇 게임즈

LCK 중국어 중계 중단…리그 수익에 재차 타격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LCK 중국어 중계를 해오던 ‘후야’는 이번 시즌 들어 돌연 중계를 중단했다.

SCMP는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중계 중단이 지난해 12월 젠지e스포츠가 소셜미디어에 대만을 국가로 언급하면서 중국 이용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일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 LoL 리그 해설가 ‘957’ 커창위도 스트리밍 중 “LCK 중국어 중계 중단은 젠지e스포츠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고도 언급했다.

중국의 LCK 중국어 중계 중단은 중계권료를 통한 LCK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쿠키뉴스는 젠지e스포츠의 입장을 문의했지만 별도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2024 LCK 스프링’ 로고. LCK

LCK와 T1 팬 A(25)씨는 “팬의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팬미팅 취소 공지 후 번복 등 리그의 잘못을 접하다 보면 왠지 모르게 답답하다”며 “중국에서 LCK 중계를 중단한 소식도 접했는데, 악재가 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 국가대표팀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과 T1의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은 LoL e스포츠의 대중적 인지도 상승을 불러왔다. 높아진 인지도만큼 리그 운영 안정화와 게임단 적자 해소를 통한 지속가능성 도모가 절실해 보인다. 여기엔 라이엇 게임즈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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