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바이오] 수동 물펌프 원리로 막힌 척추관·추간공 뚫어 치료 ‘추간공확장술’ 주목

2024. 1.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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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수동 물펌프 작동원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추간공확장술’이 주목받고 있다. 왼쪽은 수동 물펌프로 탁한 물을 배출하는 개념과 유사하게 염증유발물질을 씻어내는 추간공확장술의 생화학적 치료원리를 표현한 그림. 오른쪽 사진은 수동 물펌프다. [사진 서울 광혜병원]

척추는 복잡한 구조만큼이나 관련 질환 역시 다양한데, 최근 수동 물펌프의 작동 원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추간공확장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척추 전체 구조를 과거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한 수동 물펌프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실제 척추와 수동 물펌프는 구조적·기능적으로 유사하다. 척추의 주요 통로인 척추관은 수동 물펌프 중앙의 기둥과,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추간공은 물이 나오는 주둥이와 닮았다. 또한 추간공 내·외측에 미세하게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대들은 펌프의 주둥이 끝에 지하수의 이물질을 거르기 위해 씌워놓던 거름망으로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방치된 수동 물펌프가 작동되지 않는 것은 내부가 녹슬거나 이물질로 인해 좁아지고 막힌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는 척추관과 추간공의 내부가 노화나 퇴행으로 인해 뼈나 인대가 두꺼워져 좁아지고 유착 등으로 막히는 상황과 같다.

이러한 수동 물펌프를 다시 쓰기 위해 주둥이 부분에 쌓인 이물질을 청소하고 뚫어주는 과정 역시 추간공확장술의 치료 원리와 유사하다. 박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척추관과 추간공에 위치한 인대를 절제해 물리적 공간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상황을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수동 물펌프에서 녹슬거나 이물질로 좁아진 부위가 가운데 기둥과 주둥이의 연결 부분이면 이곳만 잘 뚫어줘도 다시 작동된다. 반면 주둥이 끝부분의 거름망 자체가 막힌 경우라면 그 일부를 뜯어만 내도 물이 잘 흘러가게 만들 수 있다. 박 대표원장은 “이는 추간공 중에서도 신경가지나 혈관, 디스크가 위치한 전방부 배쪽 경막외강을 피해 후방부 등쪽 경막외강의 안전지역으로 진입한 뒤 추간공 내외측과 척추관 후방부에 위치한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넓혀주는 추간공확장술의 기계적인 치료 원리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긴 시간 안 쓰던 수동 물펌프를 청소한 이후에 마중물을 넣고서 어렵게 펌프질을 여러 차례 하면 내부에 있던 녹이나 이물질 등이 섞인 탁한 물이 흘러나온다. 이는 척추관 및 추간공의 신경 주변에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을 씻어내는 추간공확장술의 생화학적 치료 원리와 흡사하다. 박 대표원장은 “시술 후에도 복도를 왕복하고 가볍게 걷기 위해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 역시 내부에 남아 있던 탁한 물을 밖으로 충분히 배출하기 위해 수동 물펌프를 작동하는 동작과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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