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최악의 결과로 돌아온 2021년 겨울의 선택...출항 전부터 표류하는 KIA

안희수 2024. 1. 3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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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강력한 쇄신 의지를 드러내며 내린 결단이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임무를 부여한 감독과 단장이 나란히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가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김종국 KIA 감독과 장정석 전 KIA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KIA 구단은 김 감독과 계약 해지를 결정,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알렸다.

지난 28일 KIA는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직무 정지 조처를 했다. KIA 관계자가 "금품 수수 관련 혐의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으나, 김 감독도 장 전 단장처럼 '뒷돈 파문' 의혹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말이 빠르게 퍼졌다.

지난해 3월 장정석 전 단장은 박동원(현 LG 트윈스)과 다년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암시하는 단어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은 뒤 해임됐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요청에 따라 그동안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장정석 전 단장 수사 과정에서 자금 일부가 김종국 감독의 계좌로 흘러간 것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수 계약 관련은 아니고 구단과 광고 계약 뒷돈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KIA는 9위까지 추락한 뒤 계약 기간이 남은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을 경질했다. 이화원 전 대표이사와 조계현 전 단장도 물러나며 대대적인 개편에 돌입했고, 최준영 대표이사 체제로 새 판을 짰다. 프런트와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장정석 전 단장을 영입했고, 26년 동안 타이거즈맨이었던 김종국을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했다. 

구색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2022시즌을 치렀고, 5위에 오르는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다. 하지만 2023 정규시즌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장정석 단장이 저지른 비위가 밝혀졌고, 이번엔 2024시즌 스프링캠프 출발을 하루 앞두고 감독이 같은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였다. 


두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KBO리그 현직 감독이 구속되는 사태가 일어난다. 

KIA는 올겨울 주축 선수 김선빈·최형우와 재계약하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을 영입했다. 2023시즌엔 부상 선수가 많아 6위에 그쳤지만, 2024시즌은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에이스 양현종과 주장 나성범도 한목소리로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 운영도 문제다. KIA는 지난 22일 최준영 대표이사 주최로 전략 세미나를 진행했다. 코칭스태프 각자 방향성을 공유하고 임무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이를 총괄해 이끌어가야 할 감독이 없다. KIA는 일단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예정이다. 
구단도 이번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IA는 장정석 전 단장 사태가 불거졌을 때 코칭스태프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감독이 연루된 비위 사실이 수사 기관을 통해 드러나며 야구계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2021년 2월 KIA는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문서화하고 규범화한 구단 윤리헌장을 선포한 바 있다. 이후 소속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대마초를 반입한 혐의로 퇴단했고, 지난해 팬 페스트에서는 일부 선수가 여성 팬 외모에 대해 운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타이거즈가 추락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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