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약사의 중독 탈출] <16> 청소년 사이에 번지는 도박 중독의 늪 (2)
20세기 후반을 기점으로 도박의 합법화는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0년 이후 합법적 도박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도박의 악영향을 여실히 느끼면서도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
도박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겠다는 집단은 과거에도 차고 넘쳤지만, 아예 도박을 특정 장소에 국한한다는 조건을 달고 합법화하는 추세는 21세기에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확산 중이다.
도박 중독자들은 결국 가족을 포함한 타인들과 관계가 단절되거나 직장을 잃게 되고, 범죄나 가정 해체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왔다. 하지만 합법적 도박은 이를 가속했으면 했지 절대로 문제를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합법적 도박의 문제는 어느 정도의 확산성을 지니게 될까. 합법적 도박의 증가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 즉 도박 중독자를 만들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사회문제로 파생된다. 도박 중독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도박 자금을 만들기 위해 2차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어 어떤 수를 써도 더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혹은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도박 중독자들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중독자 개인뿐 아니라 그가 속한 가족, 사회, 국가적으로 심각한 도미노 현상을 야기한다.
도박이 합법인 공간, 즉 카지노 주변을 살펴보면 도박 합법화의 문제점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이태원 박사와 박현수 박사가 발표한 ‘카지노 도박과 범죄:인과 모델의 경험적 검증’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카지노, 도박장을 드나드는 사람 가운데 병적 도박자, 즉 도박 중독자로 분류되는 비율은 61.8%다. 눈만 뜨면 도박을 할 생각으로 아예 카지노 근처에서 숙식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도박 중독자들이 가득한 도시는 이혼자, 범죄자, 빚쟁이, 자살자들로 넘쳐나게 된다.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가 199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박중독자들의 53.5%가 이혼한 것으로 보고됐다. 당시 도박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혼율이 18.2%인 것에 비하면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디커슨 박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 도박중독자의 76%, 남성 도박 중독자의 56%가 도박으로 인해 채무상태, 즉 빚쟁이가 돼 있었다.
라안 박사의 조사(2005년)에 따르면 전체 인구 가운데 도박 중독자들에 의한 관련 범죄 추정치는 호주의 경우 10.5~26.5%에 이르며, 미국은 60%에 달했다. 수감자 중 도박 중독에 의한 관련 범죄율은 호주의 경우 평균 50%를 넘으며, 미국의 경우 약 90%까지 이르기도 했다. 도박 중독자의 45.7%는 도박을 하기 위해 혹은 도박으로 발생한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원랜드 카지노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2009년도에 조사·발표한 바에 따르면 카지노를 드나드는 사람 중 이혼이나 별거 중인 사람의 18.5%가 카지노 도박 때문에 이혼·별거에 치닫게 됐다. 2016년 이태원 박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카지노를 드나드는 사람 중 이혼을 경험한 사람의 31%가 도박 때문에 이혼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러덕티버티 커미션(Productivity Commission) 조사에 따르면 도박 중독자 10명 가운데 1명은 도박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며, 상담까지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도박자 중 60% 이상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 죄목은 주로 절도, 횡령, 남용 등이었다. 이들 가운데 약 40%는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았다. 결국 카지노가 생겨날수록 사회범죄가 증가하고 파국을 맞이하는 개인과 사회의 모습이 넘쳐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성경은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히 13:5)”고 말씀하신다. 도박 합법화를 통해 하나님이 아닌 것에 취하고 종이 돼 범죄와 가정 파탄 속에 생을 마감하는 영혼이 없도록 기도하고 바른 제도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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