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재 목사의 후한 선물]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다

2024. 1. 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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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다.” 우리들교회 성도에겐 익숙한 말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우리가 떠안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히려 ‘문제아’ 때문에 죽을 만큼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자녀 문제는 답도 없고 끝도 없는 것 같다. 간절히 기도하고 상담소와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지치기만 할 뿐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나에게 왜 이런 자녀가 태어났을까.” 문제아를 둔 부모가 쉽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디서 저런 자식이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며 억울해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진짜 문제를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 진짜 문제는 힘든 자녀가 아닌 바로 부모에게 있다.

우리들교회 한 성도의 이야기다. 20대에 박사학위를 받은 이 성도는 승무원과 결혼하고 15년간 대학교수로 지냈다. 소위 성공하는 인생을 살았다. 그런데 큰아들이 고2 때 갑자기 학교를 자퇴했다. 아들은 쓰레기로 가득하고 더럽고 어두운 방에 처박혀 나오지 않았다. “좀 저러다 말겠지” 하며 기다렸으나 7년이나 아들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왜 내게 이런 아들을 주셨나.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 그는 기가 막혔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작은아들의 반항이 시작됐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이 있던 작은아들은 흡연 절도 폭력 등 여러 사건에 연루돼 학교폭력위원회는 물론 경찰서와 법원까지 드나들었다. 아빠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제야 그는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는 데는 자신의 학벌이나 능력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이 성도에게 남아 있는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교회 공동체였다. 그는 모든 예배에 참석해 말씀을 들었고, 공동체가 함께 묵상하는 ‘큐티인’으로 날마다 큐티했다. 그랬더니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바람피웠던 죄악을 깨닫고 처절하게 회개하며 공동체 앞에서 고백했다. 그리고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며 공동체를 섬기기 시작했다. 중등부 교사로 섬기면서 자기처럼 힘든 아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가정을 심방했다. 거기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그들의 부모를 대신해 무릎 꿇고 사과했다. 그 부모들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동체 안에서 살다 보니 그는 결국 “내가 십자가에서 죽어야 내 자녀가 살아난다”는 십자가 진리를 깨달았다. 날마다 말씀으로 회개하고 적용했다. 그렇게 7년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큰아들이 어두운 방에서 밝은 빛으로 나왔다. 예배의 자리에 왔고 소그룹에도 참석했다. 둘째 아들도 방황을 그치고 고등부 스태프로 섬기며 교회에서 만든 뮤지컬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이처럼 자녀의 변화는 부모가 자기 힘으로 뭔가를 해줄 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자신이 문제 부모임을 인정하고 자기 죄에 대해 죽어야 한다. 죄에서 돌이키는 적용으로 자녀를 공감하고 이해하며 기다려야 한다. 그때 하나님이 자녀를 살려주신다.

탈무드에서는 ‘한 사람을 살리면 온 우주를 살린다’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 사람이 회개하면 온 우주가 살아난다.” 문제는 나 자신이다. 문제 많은 나의 구원과 거룩함을 위해 자녀와 배우자가 수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힘든 가족은 나와 내 가정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후한 선물’이다. 그것이 고통으로 포장되어 있기에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믿음의 공동체에 울려 퍼지는 주의 말씀을 통해 내가 100% 죄인인 것과 주님이 100% 옳으심을 인정하면 후한 선물을 볼 수 있다. 고난 가득한 내 삶에 주님이 이뤄가시는 구원의 역사를 깨달아 회개하면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복된 인생이 된다. 우리 모두 이 후한 선물을 받아 누리게 되길 소망한다.

(우리들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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