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담배 국가’ 추진 영국 “1회용 전자담배 금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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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2009년 이후 태어난 청소년에게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파격적인 금연 정책을 꺼내 들었다.
리시 수낵 총리는 청소년 세대가 성인이 된 뒤에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못 사게 하는, 즉 미래세대를 '비흡연 세대'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적용 대상을 전자담배까지 확대한 것이다.
금연운동 단체 'ASH'에 따르면 11~17세 영국 청소년 가운데 약 20%가 지난해 전자담배 흡연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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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총리 “만연하기 전에 조치해야”
업계는 “불법 유통으로 역효과” 반발
영국 정부가 2009년 이후 태어난 청소년에게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파격적인 금연 정책을 꺼내 들었다. 리시 수낵 총리는 청소년 세대가 성인이 된 뒤에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못 사게 하는, 즉 미래세대를 ‘비흡연 세대’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적용 대상을 전자담배까지 확대한 것이다. 다만 업계 등의 반발이 심해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2009년 이후 출생자가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수낵 총리는 성명에서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자가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다. 전자담배가 만연해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나에겐 총리로서 장기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다음 주에는 일회용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 자체를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며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서 의회에서 표결되려면 연말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우선 향료 사용 금지, 상점 내 진열 제한, 일반 포장 시행 등 전자담배 규제안부터 상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영국의 청소년 흡연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금연운동 단체 ‘ASH’에 따르면 11~17세 영국 청소년 가운데 약 20%가 지난해 전자담배 흡연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4%에서 급증한 수치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난 3년간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 수가 약 3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일제히 정부 방침을 환영했다. 영국왕립보건소아과학회의 마이클 매킨 부회장은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항상 과감한 조치가 필요했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법이 시행되면 환경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영국 전역에 버려지는 전자담배는 매주 500만 개비에 달한다. 가디언은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수은 등 유해 물질은 토양과 강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그 맛에 이끌린 동물을 독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 일각에선 자유와 다양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이번 법안을 두고 “생년월일에 따라 성인이 다른 권리를 누리는 불합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보수당 정부는 더는 ‘유모 국가’(국민을 과보호하는 국가)를 만들려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칫 불법 유통에 노출되기 쉬운 여건을 조성해 역효과만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전자담배산업협회(UKVIA)는 성명에서 “표를 얻으려고 흡연자들만 희생시키는 정부의 필사적 시도로 오히려 흡연율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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