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감독 구속영장+경질'…고개 숙인 진갑용 수석코치 "같은 팀으로 죄송하다"

김지수 기자 2024. 1. 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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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사상 초유의 현직 프로야구 감독 비리 혐의 연루에 고개를 숙였다. 김종국 감독의 경질이 발표되기 전 선수단을 대표해 공식 인터뷰를 갖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를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했다. 선수들보다 하루 먼저 스프링캠프지에 입성해 훈련 스케줄을 점검할 예정이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김종국 감독 소식은) 저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일단 코치들과 함께 팀 분위기를 잘 추슬러서 스프링캠프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 28일 오후 김종국 감독의 직무 정지를 발표했다.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를 거쳐 이를 최종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령탑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직무 정지 조치를 내리고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KIA는 일단 오는 3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 지휘를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맡겼다. 심재학 단장이 진갑용 수석코치와 면담을 통해 선수단 분위기 동요를 막아줄 것을 부탁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도 착잡하기는 마찬 가지다. 김종국 감독과는 고려대학교 1년 선후배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던 사이였다. 현역 시절 프로 무대에서 함께 뛴 적은 없지만 진갑용 코치가 2019 시즌부터 KIA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최근 5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김종국 감독이 2022 시즌 KIA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진갑용 코치가 수석코치로 김종국 감독을 보좌하면서 타이거즈가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1월 29일 오후 KIA 구단이 김종국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하면서 진갑용 수석코치와 동행에 마침표가 찍혔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우선 새 사령탑 선임 전까지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게 됐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스프링캠프는 매년 똑같다. KIA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루틴을 지켜서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다"라며 "(김종국) 감독님과는 지난 22일 세미나 때 같이 얘기를 나눴고 24일 용품지급과 사진촬영 때 만났다. 25일부터는 회의가 없어서 따로 얘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김종국 감독에 대해 "항상 밝으셨고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으셨던 분"이라고 말하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다만 "(김종국 감독과) 같은 팀원으로서 죄송하다"고 선수단을 대표해 사과 메시지를 전한 뒤 "(저부터)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KIA 타이거즈의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장정석 전 단장이 2022년 당시 KIA 소속이던 포수 박동원(현 LG트윈스)에게 다년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신고를 받은 뒤 지난해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장정석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 선수와 관련한 배임수재 미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후원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종국 전 감독도 같은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 

김종국 감독은 '타이거즈 원클럽맨'으로 KIA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구인이다. 1996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해태(KIA의 전신)에 입단한 뒤 곧바로 주전을 꿰찼다. 해태가 1996, 1997 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당시 주축 멤버였다.   

김종국 감독은 2002년 도루왕 타이틀과 함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빠른발과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2루수로 발돋움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당시 주전 2루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은퇴 후에도 KIA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갔다. 2군 수비코치를 시작으로 2012년 1군 작전/주루코치로 승격된 뒤 줄곧 1군에서 코치 생활을 이어왔다. 2021 시즌 중반 1군 수석코치를 거쳐 2022 시즌에는 KIA 지휘봉을 잡았다.

김종국 감독은 KIA 사령탑 부임 첫해였던 2022 시즌 정규리그 5위로 2018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6으로 패배하면서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지난해에는 부상 불운에 울었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속에 전반기 하위권을 맴돌았다. 최종 성적 73승2무69패(0.514)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도 6위에 머무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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