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품 시계 리셀 잠재력 충분… 무에서 유 창조 미래시장 선도할 것”

심희정 2024. 1. 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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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시계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바이버 쇼룸에서 만난 문제연 대표는 "수면 아래에 있는 국내 명품 시계 거래 시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명품 시계 리셀(재판매) 시장이 수조원대인 일본이나 미국 시장만큼의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 많은 시계 애호가들이 리셀 플랫폼에 모이면 고가의 명품 시계 리셀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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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명품시계 플랫폼 ‘바이버’ 문제연 대표
문제연 바이버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바이버 쇼룸에서 명품 시계들을 소개하고 있다.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는 최근 3개월 연속 매출이 20%씩 증가하며 성장세를 키우고 있다. 최현규 기자


명품 시계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명품 시계 매장에 가려면 우선 예약을 해야 하고, 예약한 날에 원하는 시계가 없으면 그대로 허탕이다. 고가의 시계는 마음대로 착용해 볼 수도 없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시계를 착용해보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구매할 수도 있는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거래가 가능한 ‘바이버’다. 2021년 설립돼 2022년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바이버는 지난해 매출이 사업 초기 대비 18배 성장했다. 겨울이 비수기인 시계 시장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최근 3개월 동안 연속 20%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바이버 쇼룸에서 만난 문제연 대표는 “수면 아래에 있는 국내 명품 시계 거래 시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명품 시계 리셀(재판매) 시장이 수조원대인 일본이나 미국 시장만큼의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와 마켓컬리를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바이버를 이끌고 있다. 이전엔 이미 형성된 유통 시장에서 매출을 늘리는 일을 했다면, 바이버에서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게 목표다. 문 대표는 “국내 시계 리셀 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없다시피 했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전당포나 명품 플랫폼에서 시계를 몇 점 취급하는 게 전부였다”면서 “명품 시계 전문 플랫폼이 커지면 롤렉스보다 고가인 브랜드들도 활발하게 거래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버의 전략은 ‘경험’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시계를 착용해볼 수 있도록 판매용이 아닌 고가 시계들이 ‘착용용’으로 쇼룸에 전시돼 있다.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배터리 교체나 폴리싱도 받을 수 있다. 롤렉스나 오데마피게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 엔지니어들이 일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문 대표는 “한 달 방문객만 1000명 정도 된다. 평일 낮에도 거의 예약이 꽉 찬다”며 “수천만원대 시계를 온라인에서 사더라도 한 번은 오프라인에서 보고 싶지 않겠나. 직접 시계를 보고자 하는 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명품 리셀 시장 중 시계나 주얼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더 많은 시계 애호가들이 리셀 플랫폼에 모이면 고가의 명품 시계 리셀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 매장에서 1억원에 파는 파텍필립 시계는 모델에 따라 4억~5억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소량의 고가 시계도 거래 데이터가 쌓이면 리셀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델 가격을 표준화할 수 있다.

두나무의 자회사인 바이버는 실물 자산과 가상 자산의 연결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 대표는 “시계는 일종의 내재적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이다. 이 시계가 미국 대통령이 차던 시계라면 가치는 수직 상승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시계가 누구를 거쳤고,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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