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감독 해임' KIA, 사과문 발표…"구단 정상화 위해 후속 조치 취할 것"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또 한 번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KIA 구단은 29일 "김종국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지만 김종국 감독이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김종국 감독에 대해) 품위손상행위라고 판단,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당초 구단은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김 감독의 거취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29일 오후 구체적인 혐의가 알려지면서 빠르게 해임 결정을 내리게 됐다.
김 감독을 해임한 KIA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구단은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또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돼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다짐했다.
KIA 구단은 28일 오후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구단은 지난 25일 김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27일 김 감독와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은 KIA 구단의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KIA 구단과 후원 협약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김 감독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이 지난해 11월 장 전 단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장 전 단장의 추가 혐의와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김 감독은 한 팀에서 선수와 코치를 모두 경험했으며,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수비형 2루수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5일 3년 총액 10억 5000만원(계약금 3억원·연봉 2억 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하면서 KIA 타이거즈 제 10대 감독으로 부임했고, 지도자 생활 이후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당시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이 프로 데뷔 때부터 타이거즈에서만 뛴 원클럽맨으로서 누구보다 팀을 잘 알고 있다는 점, 또한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KIA는 팀이 매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변화하는 데 있어서 김 감독보다 더 나은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다.
KIA는 김종국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22년 70승1무73패(0.490)로 5할 이하의 승률을 마크하고도 5위를 차지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다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6으로 패하면서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부상자가 속출한 2023시즌에는 73승2무69패(0.514)로 6위에 머무르며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겨울 사령탑 교체는 없었다. 구단으로선 사령탑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계약 기간 마지막해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2024시즌까지 김종국 감독이 선수단을 이끄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하지만 KIA는 출국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마주했다.
사령탑의 부재라는 고민을 떠안게 된 KIA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선수단은 호주 캔버라에서 ‘3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월 21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돌입한다. 선수단은 2월 25일 KT 위즈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KBO리그 팀들과 5차례의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27일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와도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선수단은 30일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는 가운데, 코칭스태프는 하루 먼저 호주로 향했다. 취재진 앞에 선 진갑용 수석코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호주에 도착하면 코치들과 잘 대화하면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김종국 감독님과 야구 외적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지난 22일 구단 세미나 이후 24일 선수단 용품 지급과 2024시즌 프로필 촬영 때 (감독님을) 만났다. 김종국 감독님은 항상 밝으셨다. (이번 일에 대해) 티내지 않으셨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KIA는 1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품위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정석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임을 결의했는데, 2022년 박동원(LG 트윈스)과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사실 관계 등을 파악했다. KIA 구단은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정석 단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
이 당시에도 사과문을 냈던 KIA는 최근 불거진 장정석 단장의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KIA 타이거즈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또한 개막을 앞두고 있는 KBO리그 전체에 누를 끼치게 돼 리그 모든 구성원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KIA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년 연속으로 사법 리스크를 떠안게 된 KIA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의 도약을 꿈꿨던 선수단과 팬들은 이번 일로 큰 상처를 입게 됐다.
한편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KIA 구단의 사과문 전문.
KIA 타이거즈는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습니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돼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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