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진갑용 코치 "나도 기사로 알았다"…김종국 경질 충격
"저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갑작스럽게 감독과 결별하게 된 진갑용(49)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황망한 심경을 털어놨다. 복잡한 마음을 추스르기 힘든 듯 울먹이기도 했다.
진 코치는 29일 스프링캠프지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갑자기 이런(감독 부재) 상황이 닥쳐서 나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호주에 도착하면 코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캠프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IA는 전날(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전격 직무정지 처분을 내려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검찰이 장정석 전 KIA 단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김 감독 역시 이른바 '뒷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였다.
출국 예정일이던 이날은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가 후원사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배임수재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 시작하는 KIA 스프링캠프는 김 감독 대신 진 코치가 이끌게 됐다.
진 코치는 "나도 기사를 보고 감독님의 직무정지 소식을 알았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럽다"며 "선수들도 많이 놀랐을 거다. 호주에 도착하면 선수단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다들 너무 동요하지 말고 항상 하던 대로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진 코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시점에 김 감독은 직무정지 상태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KIA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 감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KIA는 "자체조사를 통해 김 감독이 피의자 신분임을 파악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품위 손상 행위'로 판단해 김 감독과의 잔여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IA는 이어 공식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한다.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힘쓰겠다.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강조했다.
KIA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그때까지 진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고 캠프의 책임자 역할을 하게 된다. 진 코치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심재학) 단장님께서 '책임감을 느껴달라'고 주문하셨다.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모르지만, 구단의 루틴을 잘 지켜 캠프를 치르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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