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윤희숙·임종석 누가 경제 살리겠나"…태영호는 윤건영 저격출마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으로 서울 강남갑을 지역구로 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대표적 야당 강세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구로을 출마를 선언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22대 총선의 시대정신은 고인 물은 빼버리고 새로운 바람, 새로운 정치인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586 운동권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구로을은 문재인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면서 국민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의 지역구다.
태 의원의 구로을 출마는 차기 총선 구도를 정권심판론이 아닌 운동권 심판론으로 몰고 가려는 여권 흐름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 중 70여명에 달하는 80년대 학번 운동권 인사가 집중 타깃이다.
윤희숙 전 의원은 전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했고, 박민식ㆍ방문규 전 장관은 김민석(서울대 총학생회장)ㆍ김영진(중앙대 총학생회장) 의원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을, 경기 수원병에 각각 도전장을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를 통해 민주당의 운동권 세력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부동산 실패와 국가 채무를 무한정 늘리며 경제를 망친 주범이 인제 와 운동권 심판론을 피하기 위해서 경제 민생론을 얘기한다는 것에 국민이 동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나”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손으로 땀 흘려서 돈 벌어본 적 없고 오직 운동권 경력 하나로 수십 년간 기득권을 차지하면서 정치 무대를 장악해온 사람들이 민생 경제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이번 총선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정치개혁 하겠다고 변화에 몸부림치는 여당을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낡은 이념과 방탄을 목적으로 발목잡기를 하는 운동권 야당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이 253곳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자의 공천 신청 접수를 시작하며 여권 주요 인사들도 잇따라 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찐윤’으로 분류되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부산과 해운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며 부산 해운대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당시 후보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은 경기 하남 출마를 선언했다.
지상욱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중-성동을 지역엔 ‘서울행’을 택한 하태경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날 출마를 공식화했다.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도 지난주 이곳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을 두고 전ㆍ현직 의원의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공천 경쟁 과열 조짐에 틈새를 노리는 경우도 있다.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친박’ 최경환 전 의원은 이날 윤두현 의원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 전 의원은 윤 의원이 당선되기 전 이곳에서 내리 4선 했다. 이곳엔 ‘용핵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는다. 한 위원장의 정치개혁안에 따라 공천 신청자는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형 확정시 세비 전액 반납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금지 관련 서약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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