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리스크 있는 사우디, 조별리그 3경기 1실점?…한국을 만난다면

조효종 기자 2024. 1. 29. 16:32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실점이 적은 편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31일(한국시간)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사우디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이 조 2위로 밀려날 줄은 몰랐겠지만, 사우디는 예상대로 F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랐다. 조 추첨 당시부터 대진운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에 걸맞게 오만과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2연승을 달리면서 일찍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태국과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은 최종전에선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비겨 2승 1무 무패로 선두를 지켰다.


최근 돋보이는 건 아무래도 수비력이다. 아시아 팀들과의 연이은 맞대결에서 실점이 굉장히 적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파키스탄, 요르단을 상대로 무실점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 조별리그 3차전까지 8경기 1실점을 기록 중이다. 조별리그 1차전 오만전에서 유일한 실점을 내줬다. 그마저 페널티킥 실점이었다.


그렇다고 수비가 강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최근 만난 상대 전력을 고려해야 한다. 사우디와 전력이 비슷하거나 더 우위에 있는 팀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으로 100위 밖에 있는 팀이 절반이었다. 만치니 감독 부임 극초반에 만났던 코스타리카, 한국, 나이지리아, 말리와 경기에선 4경기 9실점을 내준 바 있다.


오히려 불안 요소가 있다. 골키퍼진이 미덥지 않은 편이다. 원래 골키퍼는 사우디의 최대 강점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엄청난 선방 실력을 선보이며 '챔피언' 아르헨티나에 유일한 패배를 안겼고, 이를 통해 유명 골키퍼들의 이름을 빗댄 별명을 숱하게 얻었던 모하메드 알오와이스가 있었다. 알오와이스는 지난해 한국과의 맞대결에서도 선발 출전해 한국의 유효슈팅 9회 중 1실점만 허용하며 든든하게 사우디 골문을 지킨 바 있는데,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알오와이스 낙마 이후 알나스르 골키퍼 나와프 알아키디가 주전 골키퍼로 나설 것으로 보였다. 사우디 리그가 유럽에서 뛰는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사우디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자국 리그에서 출전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는데, 알아키디는 그 와중에도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골키퍼였다. 그런데 대회를 앞두고 만치니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 "뛰지 못할 거면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고는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모하메드 알오와이스(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사우디 골키퍼진은 대회 전까지 A매치 출전 경험이 모두 합쳐 10경기도 안 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세 선수 모두 자국 리그에서 주전이 아니라 경기 감각도 떨어지는 편이다. 모하메드 알루바이에는 알아흘리 소속인데, 알아흘리 주전 골키퍼는 첼시에서 활약하던 에두아르 멘디다. 라게드 알나자르는 알나스르에서 대표팀 승선을 거부한 알아키디의 백업을 맡고 있다. 알파히아의 아메드 알카사르는 유럽 무대 곳곳에서 활약한 41세 베테랑 골키퍼 블라디미르 스토이코비치의 뒤를 받치는 선수다.


일단 주전으로는 알카사르가 낙점된 듯한 상태다. 알카사르는 A매치 데뷔전이었던 1차전 오만전과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에 연달아 선발로 나섰다. 2차전과 비교해 선발 9명이 바뀐 3차전에서만 알나자르가 출전했다.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사우디의 '골키퍼 리스크'는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심할 순 없다. 애초에 골키퍼들이 시험대에 오를 상황이 거의 없었다. 상대적 약체였던 오만,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태국과 경기에서 사우디는 총 9차례 슈팅을 내주는 데 그쳤다. 유효슈팅은 오만전 페널티킥 득점 포함 2회뿐이었다.


한국과의 경기에선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 한국은 손흥민, 조규성,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고 조별리그 3경기 8골을 터뜨렸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든 득점이 적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건 공격 팀의 입장이다. 상대 골키퍼들에겐 똑같은 위기다.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클린스만호 선수들도 사우디의 최근 실점률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오현규는 30일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8경기 1실점 기록에 대한 질문에 "아직 한국을 만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