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제조업 일자리 '청신호'지만 경고음 나온 이유

이우림 2024. 1. 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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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모습. 송봉근 기자

올해 상반기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조선·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 일자리가 작년보다 4만2000여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내수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섬유업 일자리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발표했다. 전망 대상 업종은 국내 8대 제조업(기계·조선·전자·섬유·철강·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과 건설업, 금융·보험업을 포함한 10대 업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고용 증가율이 1.5% 이상이면 '증가', -1.5% 이상 1.5% 미만이면 '유지', -1.5% 미만이면 '감소'로 분류된다.

차준홍 기자


10대 업종 중 고용 ‘청신호’가 켜진 5개 업종은 모두 제조업에서 나왔다. 8대 제조업 업종 중 조선(6.1%)·반도체(2.4%)·철강(2.4%)·기계(2%)·자동차(1.9%) 5개 부문에서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고, 전자(0.9%)와 디스플레이(-1.4%)는 ‘유지’, 섬유(-2.1%)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섬유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제조업에서 4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한 건 조선업이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증가하면서 작년보다 고용이 6000명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은 기저효과와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수출이 증가해 지난해보다 고용이 3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인공지능(AI) PC가 등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해 고용 상황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일하게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난 건 섬유 업종이다. 고금리·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돼 의류 수요가 낮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제조업 분야인 건설(0.7%)과 금융·보험(-0.2%) 모두 1년 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2개(철강·반도체) 업종만 ‘증가’였던 것과 비교해 고용 상황이 나아졌지만,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10대 업종 중 취업자 규모가 214만7000명으로 가장 큰 건설업의 경우 건설비 상승과 투자 감소로 수요가 위축돼 시공 실적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용정보원 측은 “제도적 요인으로 수치가 유난히 긍정적으로 나온 부분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작년 1월부터 근로자 10인 미만 기업에도 외국인 고용 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는데 작년 상반기에는 해당 수치가 잡히지 않다가 이번에 반영되면서 일자리 수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고용 증가세가 갑자기 꺾이진 않겠지만, 시장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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