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사진 찍을 땐 인물과 배경의 비율 분배가 중요

거제신문 최대윤 2024. 1. 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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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 아주동 '옥녀봉'

[거제신문 최대윤]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경남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의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 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기자 말
 
 거제시 아주동에 있는 옥녀봉에서 한컷. @류정남 사진작가
ⓒ 거제신문
전국에는 수많은 옥녀봉 이야기가 있다. 경남 거제에도 가조도 옥녀봉, 아주동 옥녀봉, 칠천도 옥녀봉, 둔덕면 옥동 옥녀봉 등 4곳의 옥녀봉이 있다. 

이번엔 아주동과 장승포동, 일운면 옥림리 뒷산인 옥녀봉(해발 554.7m) 자락에 '선바위'를 찾았다. 

거제문화원이 발간한 거제지명총람에 '달선바위'로 기록된 이곳은 아주동과 옥포의 도심과 주변 해안선의 아름다운 전망을 볼 수 있어 인근 지역 주민들이 등산을 하다 쉬어가는 곳이다.
 
 거제시 아주동에 있는 옥녀봉에서 한컷. @류정남 사진작가
ⓒ 거제신문
신라시대에는 법률사란 큰 규모의 절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조선시대 편찬된 '대동지지' 및 '해동지도' 등에 옥림산(玉林山)으로 꾸준히 표기될 정도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옥녀봉의 지명과 관련된 전설도 흥미롭다. 옛날 옥황상제의 딸이 옥구슬을 가지고 놀다 옥구슬을 인간 세상에 떨어뜨렸다. 옥황상제의 딸은 옥구슬을 찾기 위해 인간으로 모습을 바꾸고 땅으로 내려왔다. 

옥구슬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산속을 헤매던 옥황상제의 딸은 사냥꾼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돼 어쩔줄 몰라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깊은 산중에 인적이 드물어 한참을 함정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주변을 지나던 선비가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옥황상제 딸을 구하게 됐다. 옥황상제의 딸은 자신을 구해준 선비에게 보답으로 금덩이를 내밀었다. 하지만 선비는 보답을 받기 위해 한 일이 아니라며 금덩이를 받지 않고 떠나버렸다. 
 
 옥녀봉에서 내려다 본 한화오션 전경. @최대윤 기자
ⓒ 거제신문
옥황상제의 딸도 어쩔 수 없이 선비에게 보답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옥구슬을 찾아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데 하늘로 돌아온 옥황상제의 딸 앞에 자신을 구해준 선비와 옥황상제가 함께 있었다. 

자초지종을 살펴보니 선비는 옥황상제의 딸을 구해준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절벽에서 미끄러져 목숨을 잃으면서 저승을 관장하는 옥황상제의 앞에 서 있게 된 것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옥황상제의 딸은 "아버님, 저 선비는 저를 구해 준 선비이옵니다. 은혜를 갚을 방법이 없을까요"하=라고 말했다. 한참을 생각하던 옥황상제는 자신의 딸을 구한 선비를 극진히 대접한 뒤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냈다. 

이승으로 돌아온 선비는 마을사람들에게 옥황상제의 딸을 구해준 이야기와 하늘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전했고 이때부터 사람들은 옥황상제의 딸을 구했던 산 정상을 옥녀봉이라 불렀다는 것.
 
 옥녀봉에서 촬영중인 류정남 사진작가. @최대윤
ⓒ 거제신문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거제시 아주동과 장승포동·일운면을 끼고 있는 옥녀봉은 잘 정비된 등산로와 산책로가 있어, 가벼운 산책이나 가족 단위의 등산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또 옥녀봉은 도시와 인접해 있음에도 자연 상태가 잘 보존돼 다양한 식생과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사계절 내내 매력적인 등산 명소로 꼽힌다. 옥녀봉 전망대에서도 충분히 아주동과 옥포의 경치를 즐길 수 있지만 수려한 모양을 갖춘 선바위에서 사진도 찍고 옥녀봉의 영험한 기운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선바위에서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이곳에서 절경과 모델이 조화롭게 보일 수 있도록 화면 분배를 적당히 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촬영은 모델이 아주동과 한화오션 그리고 옥포동과 거제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내려다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다.
 
ⓒ 거제신문
 
ⓒ 거제신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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