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株, ‘기업 밸류업’ 도입 임박에 PBR 1배 기대감↑
내달 프로그램 세부내용 발표 기대
일본 사례 긍정적…외인 복귀 박차
금융주가 잇단 악재에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가 앞다퉈 주주가치 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 임박하면서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다른 업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향후 PBR 1배 도달 여부에 이목이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내용이 오는 2월 중 발표 예정인 것과 관련해 금융주 등 저(低) PBR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 기업 스스로 PBR이 낮은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내놔야 해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대표적인 투자 척도 중 하나다. PBR 1배는 주가와 기업의 1주당 순자산이 같다는 뜻이다. 1배를 밑돌면 자산 가치보다 시총이 더 낮다는 의미로, 낮으면 낮을수록 증시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BPR은 0.90배로 1배를 밑돌고 있다. 그런데 증권업종은 이보다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보험지수’ PBR은 0.37배이고, ‘증권지수’ PBR은 0.40배다.
‘금융업 지수’와 시가총액 10조원 내외 대형 금융주들로 구성된 ‘코스피 200 금융지수’도 PBR이 각각 0.44배, 0.43배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로 실제 투심도 개선 분위기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 밖 흐름이다.
‘코스피 200 금융지수’는 최근 10거래일(1월15일~26일) 간 3.57%(642.75→665.71)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 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으로도 강세가 관측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0.19%(6970→7680원) 급등했고 신한지주는 8.59%(3만6650→3만8900원)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도 각각 8.20%(4만1450→4만4850원), 6.24%(5만9300→6만300원) 올랐다.
금융주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사모으고 있다. 외국인은 10거래일 동안 KB금융을 101억원 순매수 했고, 메리츠금융지주도 86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668억원, 634억원 순매수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주식시장 저평가 현실화 정책도 가치주 투자심리에 상대적으로 좋게 작용했다”며 “(지난주) 금융 섹터는 은행·증권·보험 등 세부 업종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금융주가 PBR 1배까지 반등 여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일본의 성공 사례가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상장사 3300여곳에 공문을 보내 PBR이 1배를 밑돌 경우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일본의 기업들은 현황 분석과 ROE 목표·주주환원 방안·성장전략 등을 지속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그결과 프라임시장 상장사 1800곳 중 PBR 1배 이하의 기업이 51%에서 41%로 개선됐고, PBR 1배 이하의 기업 중 169개사는 1배를 회복했다.
김채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PBR이 개선된 일본 기업들의 자료를 분석하면 ROE 목표 공시·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의 개시와 실행·구체적인 성장 전략 개시 등 3가지 특징이 있다”며 “투자자에게 성장 계획 전략과 그 실현 가능성을 공표하며 안정 투자자금을 불러들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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