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약발에 흑자 전환

이춘희 2024. 1. 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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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서 신규 환자 처방 수 증가
지난해 4분기 매출 1267억5600만원
영업이익 152억1400만원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매출 1267억5600만원, 영업이익 152억1400만원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SK바이오팜의 분기 흑자 달성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기술 수출이 아닌 지속적인 판매 실적 향상을 통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1년 1분기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허가 마일스톤 1억2322만달러(약 1647억원) 수령을 통한 759억원 흑자 달성 사례 등이 있었지만 마일스톤이 없는 기간에는 다시 적자로 전환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당시의 흑자 전환은 라이선스 등 일회성 수익에 힘입은 것이었다"며 "지난해 4분기의 흑자 전환은 판매 매출의 신장을 통해 달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가 이어졌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3548억9200만원, 영업손실 370억9000만원이다. 2022년에 비해 매출은 44.2%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28.3% 줄였다. 회사 측은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에 따른 비용 증가가 있었다"며 "그런데도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매출 신장과 영업손실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사진제공=SK바이오팜]

실적 개선을 이끈 세노바메이트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2708억원으로 2022년보다 60.1% 늘었다. 4분기 매출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 성장했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증가율이 2.7%에 그쳤다. SK바이오팜은 "4분기 처방 수(TRx) 증가 추세가 유지됐음에도 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이 낮았던 것은 올해 초 최대폭(6%)의 약값 인상과 매 분기 안정적인 흑자 유지를 고려해 지난해 말 도매상의 과도한 재고 증가를 억제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1분기부터는 안정적인 흑자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신규 환자 처방 수(NBRx)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출시 44개월 차인 지난달 약 2만6000건이 처방됐다. 이는 기존의 경쟁 신약의 같은 개월 차 처방 수 대비 2.2배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월간 처방 수(TRx)를 3만건 이상으로 끌어올려 해당 질환 영역 내 의약품 처방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한 전신 발작으로의 적응증 확장, 국내를 포함한 중국·일본 출시를 위한 추가 임상시험 등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개발부터 승인을 넘어 SK바이오팜이 직접판매(직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매출총이익률이 90%가 넘는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팜은 앞으로 직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을 2025년까지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9년에 글로벌 50위권의 신약 개발 제약사가 되겠다"며 "이를 위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이 연 10억달러(약 1조3200억원)로 올라서고, 다음 제품을 준비하는 한편 직접판매 역량을 갖춰 임상·개발부터 생산까지 미국 현지에서 모든 역량을 갖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3대 차세대 플랫폼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서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TPD는 지난해 SK㈜와 미국 로이반트사가 합작 설립했던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를 인수해 SK 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이름을 바꾸면서 기술을 확보했다. RPT도 역시 SK㈜가 투자한 원자력 벤처기업 테라파워를 통해 원료 물질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확보했다. CGT는 SK㈜의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SK팜테코가 프랑스 이포스케시, 미국 CBM 등 CDMO 능력을 확보한 만큼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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