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구속되자 형이 나섰다…반도체 기술 또 中 유출될 뻔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인 세메스의 핵심기술을 중국에 유출해 재판을 받고 있는 A사의 임직원들이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기술 유출로 A사 대표인 동생이 구속기소되자 대표의 친형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보고있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안동건)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A사 대표(구속기소)의 친형 B씨(60대)와 A사 중국 총괄, 경영지원팀장, 설계책임자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A사 직원 3명과 A사 등 법인 2곳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인천항으로 옮기던 21억원 상당의 세정 장비를 압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세메스의 설계 자료를 유출해 만든 반도체 세정 장비를 제작해 중국 C사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9~11월에는 C사의 요청으로 세메스와 똑같은 세정 장비를 설계한 뒤, 부품을 나눠 중국에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제작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6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했다. B씨 등은 수출대금 12억원을 가족 명의 계좌 로 받았다.
A사의 대표는 2022년 5월 이미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장비 설계 자료를 유출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였다. 2019년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를 설립한 뒤 세메스의 ‘초임계 반도체 세정 장비’ 도면을 이용해 710억원 상당의 장비를 제작해 중국 업체에 수출한 혐의 등을 받았다.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형량이 가중돼 총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동생이 구속된 뒤에는 B씨가 범행을 이어간 셈이다.
B씨는 A사의 자료를 복사할 때 파일 속성 정보가 남을 것을 우려해 4개월에 걸쳐 설계 파일을 일일이 출력해 출력도면을 보고 다시 설계 파일을 만드는 등 검찰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품을 쪼개서 수출하면 장비 수출 기록이 남지 않는 점도 활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A사 관계자와 B씨 등 핵심 인력 구속으로 추가 유출을 차단한 상태”라며 “A사 임직원들은 재판에서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하면서 뒤에선 계속 범행을 저지르는 등 엄중한 처벌을 통해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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