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 걸려 이상행동"…3달간 고통받은 새끼 돌고래, 구조작전 돌입
낚싯줄과 폐그물에 몸이 걸린 채 세 달여 간 힘겹게 헤엄치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로 구성된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낚싯줄에 얽힌 채 포착된 남방큰돌고래 '종달'에 대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긴급 구조단은 전문가와 논의 끝에 포획하는 대신 구조 선박으로 종달에 접근하기로 했다. 칼을 매단 장대로 낚싯줄을 끊어내는 구조 계획을 세우고 종달이 자주 나타나는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이를 시도하고 있다.
긴급 구조단은 최근 일주일 동안 돌고래 옆으로 계속 다가가 친근감을 높이는 훈련을 이어왔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이른 시일 내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러 변수 등으로 정확히 언제 구조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달은 지난해 11월 초 낚싯줄로 추정되는 폐어구에 주둥이에서부터 꼬리까지 걸린 채 유영하는 모습이 처음 포착됐다. 돌고래연구팀은 종달을 태어난 지 1년 이하 어린 개체로 판단했다.
여전히 그물을 달고 다니는 종달은 현재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낚싯줄이 돌고래 몸에 파고들어 상처를 내는 데다, 해조류까지 달라붙어 정상적인 유영을 방해하고 있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이 돌고래를 모니터링 한 결과, 발견 초기보다 잠수를 어려워하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진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며 "꼬리뿐 아니라 입 쪽 일부에도 폐그물이 걸려 있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도 최근 페이스북에 "폐그물에 걸린 새끼 돌고래가 정형행동을 하고 있다"며 사진 몇장을 올렸다. 정형행동은 무의미한 반복적 행동을 말하는 것으로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이상징후다.
긴급 구조단은 지난해 11월 9일 해양수산부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지난 24일 해양보호생물 구조에 필요한 승인을 받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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