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교통카드 흥행에 탄력받는 오세훈표 정책

기후동행카드 초반 흥행몰이 성공… 시행 첫날에만 7만명 사용
인접 지자체들과 협력 변수… 안정적 운영 체계 서둘러 갖춰야
오 시장式 복지 정책 탄력… 주택·청년·저소득층 지원 속도낼 듯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 중구 시청역을 방문해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기후동행카드' 흥행 성공으로 서울시의 주택·복지 분야 정책들도 힘을 받게 됐다. 예산 운영과 서비스 지역 등 논란에도 오 시장의 복지 정책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주거 등 다른 분야에서도 서울시 정책들의 실질적 성과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시행 첫날인 지난 27일, 이용자 수는 총 7만1000명으로 출시 후 누적 판매량도 20만장을 돌파했다. 지난해 정책 발표 당시 예상한 이용자 수(50만명)의 4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26~27일 편의점 판매량을 포함한 수치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을 위한 교통복지 차원에서는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6만원대 가격으로 지하철과 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서울 내 대중교통 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수요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접한 지자체들과의 협력 변수는 최대한 빠른 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외 지역에서 승하차하는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갈수록 시민들의 불만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경기도, 인천시 등과의 협력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 운영 체계가 구축될 경우 오 시장의 정책 활동 범위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택과 청년,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복지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게 서울시내 주거 수요를 채워줄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이다. 지원 방식은 다르지만 규제 완화를 통해 노후 주거지를 빠르게 정비해 도심 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데 둘 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14일에는 올해 첫 재개발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열고 서울 구로구 개봉동 49 일대를 비롯한 총 6곳을 올해 서울시 첫 신속통합 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까지 포함하면 서울 시내에서 신통기획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는 구역은 총 57곳이다. 서울시는 올해도 추가적인 사업지 선정은 물론 행정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복지 정책도 마찬가지다.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을 일정 부분 채워주는 소득보장실험인 안심소득의 경우, 시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하는 미래복지제도로, 올해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가구를 추가 모집한 결과 500가구 모집에 1만197가구가 신청해 경쟁률 20대 1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지난 1년 6개월간의 시범사업 결과 참여 가구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변화가 일어난 만큼, 정부 협력 사업으로의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 내놓은 고립·은둔청년 종합대책도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내는 청년들을 발굴부터 진단, 사회복귀까지 지원하는 정책으로 정부는 최근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시 정책과 같은 취지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개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을 넘어 중앙정부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범정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고민하고,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 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