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실점 한국 vs 1실점 사우디…16강전 키워드는 ‘수비’ [아시안컵]
이은경 2024. 1. 29. 10:37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격돌하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회 조별리그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비 성적을 보여줬다.
한국은 E조에서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를 상대하면서 6실점(8득점)했다. 이는 이번 대회 16강에 오른 팀 중 최다 실점 공동 1위 기록이다. 16강 진출 팀 중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조별리그 6실점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F조에서 태국, 오만,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1실점(4득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실점은 오만전에서 나왔는데, 필드골을 내준 게 아니라 페널티킥을 줬다. 조별리그 전체 수비 1위는 무득점을 기록한 F조의 태국(2득점)이다.
단순히 실점 숫자만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이 속한 F조는 전 경기에서 골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상대적 약체들이 모여 있어 진짜 수비 실력인지 가늠하기 애매하다. 실점이 적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태국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는 화력이 부족했다는 단점도 드러냈다. 대표팀 공격수 오현규(셀틱)은 28일 진행된 팀 훈련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실점이 적은 건 아직 우리를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이 조별리그 경기 중 약체 말레이시아전에서 가장 많은 3실점하는 허술한 수비를 보여줬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허술한 수비가 보완되지 않으면 토너먼트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선 미드필더가 약점으로 노출됐다. 박용우(알아인)가 홀로 고군분투하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간격이 벌어진 채 공간을 지키지 못했고, 상대 역습에 무방비 상태가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토너먼트 이후엔 수비형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는 등의 전술 변화를 가져갈지, 혹은 다른 보완책을 마련할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8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영입한 후 수비적인 색깔을 잘 입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치니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드는 수비 전술을 구사해왔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의 신장이 크지 않아 한국의 수준급 공격진이 파고들 여력은 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사우디 수비진 신장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한국은 세트플레이에서 제공권을 활용한 득점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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