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님이여”… 완도 섬마을의 ‘스물여섯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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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8세인 전남 완도의 한 마을에서 활동하는 스물여섯 살 '이장님'이 화제다.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인 완도로 돌아왔다는 20대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의 지지와 예쁨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는 '평균 나이 68세 마을에서 20대 이장으로 살아남기'라는 영상을 통해 완도 용암리에서 이장을 맡고 있는 김유솔씨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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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8세인 전남 완도의 한 마을에서 활동하는 스물여섯 살 ‘이장님’이 화제다.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인 완도로 돌아왔다는 20대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의 지지와 예쁨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는 ‘평균 나이 68세 마을에서 20대 이장으로 살아남기’라는 영상을 통해 완도 용암리에서 이장을 맡고 있는 김유솔씨가 소개됐다. 용암리는 완도항이 한눈에 보이는 작은 마을이다.
김씨는 “전임 이장에게 (이장)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스물네 살이었다. ‘스물네 살 이장’이라는 닉네임이 너무 탐나서 이장 일이 뭔 줄 모르고 했다”며 “아침에 눈 떠서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이장 일의 시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거리의 가로등에 수리할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의 민원을 들었다.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던 장소에 가로등이 설치됐는지 확인하고, ‘제설제를 더 뿌려 달라’는 요청사항도 들었다.
김씨는 “이장은 동네 주민들이 불편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마을 주민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연결해주는 사람 같다”며 “안 바쁠 땐 경로당에 2~3일에 한 번 꼭 간다”고 전했다.
완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릴 때는 완도를 벗어나고 싶어했다.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다. 학원에 다니며 미술을 배우고 사진관,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곳에서 일도 했다.
그러다 고향 완도로 한 번 휴가를 가보기로 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이렇게 넓은 바다에 사람이 너무 없더라. 한적한 자연을 나 혼자 느낄 수 있구나 싶었다”며 “그래도 고향이라고 오니까 마음이 편해져서 너무 좋았다”고 돌아봤다.
완도로 돌아온 김씨는 사진관을 차렸다. 사진관 일을 하고 이장 일도 하느라 분주하지만 지금 생활에 크게 만족해했다. 김씨는 “밤새워 일할 때도 창문으로 바다가 보이고,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어르신들이랑 밥 먹고 예쁨 받고 있다”며 “내가 여기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계속 이렇게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이장으로서 가장 든든한 점은 어르신들의 전폭적인 지지다. 그는 “손녀처럼 챙겨주신다. 내가 어리니까 ‘우리 이장 어디 가서 무시 안 당하게 우리라도 먼저 높여줘야 한다’고 하시며 ‘유솔이’라고 안 하고 항상 ‘이장님’이라고 해주신다”고 말했다.
어르신들도 젊은 이장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경로당 어르신들은 “우리가 문자도 못 보내고 전화도 할 줄 모르는데 너무 좋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김씨는 “다이어트를 하려고 반년 동안 5㎏을 뺐는데 어르신들이 ‘홀쭉해져 버렸다. 그러다 쓰러진다’고 하셔서 누가 들을까봐 무섭다”며 웃기도 했다.
이어 “언젠가 누가 방 창문을 두드리더니 갑자기 나뭇가지로 창문을 열었다. 그때 검은색 비닐봉지가 탁 들어왔다”며 “‘이장, 감 먹어!’ 하며 감을 챙겨주셨다. 그런 식으로 예쁨 받는 게 한몸에 느껴진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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