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무너지는 영끌족…빚 못갚아 경매 넘어간 부동산 10만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급증했다.ⓒ데일리안DB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급증했다.

2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신청 건수는 총 10만5614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대비 61% 늘어난 수준이다.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신청 건수가 10만건을 넘어선 건 2014년(12만4253건) 이후 9년 만이다.

임의경매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대출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걸 말한다.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장 법원에 경매 신청이 가능해 일반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 채권자일 때 임의경매가 활용된다. 통상 3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되면 금융기관은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낮은 금리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일명 '영끌족'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가 신청된 부동산 가운데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은 3만9059건에 이른다. 1년 전 2만4101건 대비 62%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세사기 피해 주택 가운데 상당수가 임의경매로 넘어갔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총 1만10106건으로 1년 전보다 114.3% 대폭 늘었다. 증가율로 보면 제주(977건·13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어 서울이 74.1% 늘어난 4773건을 기록했고, 부산이 105.4% 늘어난 4196건으로 집계됐다. 그 밖에 광주(973건·103.5%), 세종(424건·74.4%), 충남(1857건·76.3%) 등의 증가율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