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골 결정력' 열세... 신태용의 인도네시아, 호주에 4골차 패배
[박시인 기자]
▲ 호주 vs. 인도네시아 아시안컵 16강전 경기장면 |
ⓒ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쳐 |
'태용 매직' 인도네시아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0-4로 패했다.
16강을 통과한 호주는 오는 31일 한국-사우디 아라비아 승자와 8강에서 맞붙는다.
인도네시아의 선전... 골 결정력 열세 드러내
호주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매튜 라이언이 골문을 지키고, 아지즈 베히치-카이 롤스-해리 수타-게신 존스가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잭슨 어바인-카일 배커스-릴리 맥그리가 중원에 포진했으며, 조던 보스-브루노 포르나올리-마틴 보일이 전방 쓰리톱으로 출전했다.
경기 초반 인도네시아가 예상 외로 라인을 올리며 강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5분 왼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스트라위크가 절묘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하지만 전반 12분 경기 흐름이 호주로 넘어갔다. 어바인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며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바고트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으로 들어갔다.
호주는 피지컬을 활용하는 플레이로 인도네시아에 맞섰다. 특히 경합 상황에서 저돌적으로 몸싸움을 벌였다. 이에 반해 점유율에서 앞섰으나 패스 미스가 잦았다.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로 정밀함이 떨어졌지만 역동성 측면에서 돋보였다. 전반 25분 후브너의 중거리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0분에는 마르셀리노의 박스 바깥에서의 슈팅이 골문 위로 떠올랐다.
호주는 골 결정력에서 인도네시아를 압도했다. 전반 45분 오른쪽에서 존스의 크로스를 보일이 다이빙 헤더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전반은 호주의 2-0 리드로 종료됐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0분 주장 아스나위를 빼고 위탄을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다. 인도네시아는 지속적으로 빠르게 호주 진영으로 공을 보냈다.
호주도 맥그리, 포르나올리 대신 멧커프, 듀크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24분에는 라이트백 존스와 앳킨슨을 맞바꿨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중반을 넘어서며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호주는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42분 굿윈을 교체 투입한 그래이엄 아놀드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후반 44분 어바인의 헤더가 골키퍼에 막히며 튕긴 공을 굿윈이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후반 46분 굿윈의 프리킥을 수타의 머리로 돌려놓으며, 추가골까지 더한 호주는 4골 차 대승으로 마감했다.
'4경기 연속 무패' 호주, 한국-사우디 승자와 8강전
호주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후보 국가 중 한 팀이다.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팀을 장기간 이끌고 있는 아놀드 감독의 지도력과 우수한 피지컬,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실리를 챙기는 데 능하다.
호주는 1년 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깜짝 16강 진출을 달성할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갖고 있다.
이번 조별리그에서도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안정된 팀워크를 앞세워 2승 1무로 B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사상 아시안컵 첫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하며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는 호주를 상대로 맞불을 놓으며 선전했다. 속도감 있는 공격 전개와 짜임새 있는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피지컬과 골 결정력에서 두 팀의 간극이 컸다. 전반에 2골 차로 앞선 호주는 안정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후반을 보내더니 경기 종료 직전 KO 펀치를 날리며 인도네시아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체급차를 극복하지 못한 인도네시아의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공교롭게도 호주는 한국의 잠재적인 8강 상대팀이다. 한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호주와 4강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와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무는 아픈 기억이 있다. 호주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8승 11무 9패로 열세다.
2023 AFC 아시안컵 16강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카타르 도하 - 2024년 1월 28일)
호주 4 - 바고트(자책골) 12' 보일(도움:존스) 45' 굿윈 89' 수타(도움:굿윈)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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