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탈락' 벤투 불만 "전반전 잘했는데…불공정한 결과" [아시안컵]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이끌고 대회 16강에서 탈락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결과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란 타지키스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 맞대결에서 패한 후 "경기 결과가 공정치 않다"라고 주장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UAE는 16강에서 타지키스탄을 만났다. 타지키스탄은 처음으로 참가한 아시안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UAE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이고, 타지키스탄은 106위에다 대회 첫 출전이라 UAE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승부차기까지 혈투 끝에 타지키스탄의 승리로 끝났다.
전반 30분 타지키스탄 센터백 바흐다트 하노노프가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헤더 슈팅으로 연결해 UAE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타지키스탄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여러 차레 만들면서 UAE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UAE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후반전 점유율을 77%나 가져갔지만 추가시간 전까지 골문을 열지 못했고, 오히려 타지키스탄 역습으로 인해 실점할 뻔한 순간이 나왔다.
경기가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가면서 타지키스탄의 승리로 끝날 확률이 높아진 가운데 UAE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알리 살레가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센터백 칼리파 알함마디가 머리에 맞췄고, 그의 헤더 슈팅은 그대로 타지키스탄 골망을 가랐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동점골이 터지자 벤치에 앉아 있던 벤투 감독은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후 감정을 주체 못하고 그라운드에 놓여 있던 물병을 걷어찼다.
종료 휘슬을 앞두고 경기를 원점을 돌린 UAE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30분 동안에도 승자를 가리지 못하면서 양 팀은 승부차기를 통해 8강 진출팀을 결정짓기로 했다.
승부차기는 타지키스탄부터 시작했다. 양 팀 1번 키커가 모두 성공하고, 타지키스탄의 2번 키커도 성공해 UAE 2번 키커 카이우 카네두의 차례가 됐다. 이때 카이우의 슈팅을 타지키스탄 수문장 루스탐 야티모프 골키퍼가 완벽하게 읽어 선방에 성공하면서 타지키스탄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의 3, 4번 키커가 모두 성공해 모두의 시선이 타지키스탄 5번 키커 알리셰르 슈큐로프한테 쏠렸다. 모두가 숨을 죽인 가운데 슈큐로프가 UAE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차기는 5-4. 타지키스탄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타지키스탄은 대회 첫 참가임에도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8강에 올라가는 이변을 연출했다. 반면에 UAE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우위에 있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며 일찍 짐을 쌌다.
벤투 감독도 경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매체 'QNA'에 따르면, 경기 후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타지키스탄과의 경기는 어려웠다. 특히 타지키스탄은 수비와 공격이 매우 잘 조직화돼 있고, 공격수들이 활발하게 뛰는 팀이라 어려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반전에 우리는 타지키스탄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쳤고, 경기를 완벽하게 장악했지만 결과는 공정하지 못했다"라며 "후반전엔 경기 내내 제시한 수준을 넘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안컵에서 일찍 퇴장하게 된 벤투 감독은 이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UAE는 오는 3월 예맨과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3~4차전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아시아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며, 젊은 선수들과 함께 강력한 팀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UAE가 16강에서 탈락함에 따라 벤투 감독은 다시 한번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2019 UAE 아시안컵에 참가한 벤투 감독은 연장 혈투 끝에 바레인을 제압하고 8강에 올라갔지만, 8강에서 만난 카타르한테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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