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없는 곳 찔러라'…이제 모든 팀이 '다 아는' 클린스만호 공략법 [권동환의 도하시아]

권동환 기자 2024. 1.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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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토너먼트에서 수비진을 개선할 수 있을까.

클린스만호는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 맞대결을 가진다.

조별리그 E조에서 2위를 차지해 토너먼트에 올라간 한국은 F조 1위이자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를 만났다. 사우디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터트리는 동안 1실점만 허용하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두 팀의 맞대결은 이번 대회 16강 최대 빅매치로 꼽힌다. 한국과 사우디 모두 아시아 축구 강호로 평가받는 팀이고, 이번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때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했다. 한국은 이때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대회 챔피언으로 등극한 아르헨티나 상대로 승리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트로피를 원한다면 반드시 사우디를 넘어야 하지만 조별리그 3경기 동안 클린스만호에 문제점들이 다수 드러나면서 많은 이들이 쉽게 한국의 승리를 점치지 못했다.

현재 한국의 문제점으로 공격수들의 부진, 카드 관리, 체력 문제 등이 있지만 불안한 수비진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6골을 허용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16팀 중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 1위이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 때 3-1 승리를 거둔 클린스만호는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고 대망의 3차전 말레이시아전 때 3골씩 주고받으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축구 팬들은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이 이렇게나 많은 실점을 허용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대회 전까지 A매치 7경기 무실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비진에 월드 클래스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버티고 있음에도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긴 상대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수비진에 걸출한 수비수가 한 명 있다고 해서 팀 수비력이 크게 향상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중요한 건 수비 조직력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까지 짜임새 있는 수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조별리그 2경기 때 선발로 나선 레프트백 이기제(수원삼성)는 그동안 소속팀에서 오래 경기를 뛰지 못한 점을 보여주듯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는 설영우(울산HD)는 말레이시아전 때 뒤늦은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 1, 2차전 때 김민재 파트너로 정승현을 내세웠고, 3차전에선 김영권(이하 울산HD)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두 선수 눈에 띄는 실수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많은 실점을 했기에 호평을 받지 못했다.

또 수비진을 보호해 줄 '6번'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족하다는 점도 수비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클린스만호 주전 6번은 박용우(알아인)다. 박용우는 피지컬이 좋아 몸싸움에서 강하지만, 커버 범위가 넓지 않다는 게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박용우가 빠지면 클린스만 감독이 내세울 만한 6번 미드필더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차전 때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에게 백4 보호와 후방 빌드업을 요구했는데,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은 황인범은 그만 볼을 빼앗기며 첫 번째 실점을 막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상대팀들은 정면에서 김민재를 상대하는 걸 피하고, 좌우 측면을 공략하거나 전방 압박 혹은 역습으로 공격 시 수적 우위를 점해 김민재를 무력화 시키는 방식으로 한국을 공략 중이다.

제 아무리 김민재가 '괴물 수비수'라고 불리더라도 넓은 범위를 혼자서 커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김민재가 보다 편안하게 수비진을 이끌 수 있는 조합 혹은 전술이 필요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조별리그에서 찾는데 실패했다. 오죽하면 일본 매체 '풋볼 채널'은 "수비보다 공격에 중심을 둔 클린스만에게 수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김민재한테 거는 기대와 책임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이제 지는 순간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가 시작되는데 클린스만 감독이 남은 기간 동안 눈에 뻔히 보이는 약점을 메꾸는데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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