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도 짐 싼다…UAE, 승부차기 끝 타지키스탄에 충격패 [아시안컵]

권동환 기자 2024. 1. 2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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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메리트(UAE)가 대회 첫 출전 국가인 타지키스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UAE는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 맞대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C조에서 2위를 차지한 UAE는 16강에서 A조 2위 타지키스탄을 만났다. 타지키스탄은 처음으로 참가한 아시안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타지키스탄은 이번이 첫 16강 출전임에도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UAE를 고전시켰다. 스코어 1-1이 계속 유지돼 경기는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로 향했고 승부차기 결과 4-5, UAE의 패배로 끝나면서 벤투 감독과 선수들은 일찍 짐을 싸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는 4-2-3-1로 나섰다. 칼리드 에이사가 골문을 지켰고, 바데르 나세르 압앨라지즈, 칼리드 알하셰미, 칼리파 알함마디, 자예드 술탄이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압달라 라마단과 야히아 네이더가 지켰고, 2선에 야히아 알가사니, 타흐눈 알자비, 파비우 리마가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카이우 카네두가 이름을 올렸다.

타지키스탄은 4-4-2로 맞섰다. 루스탐 야티모프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아크탐 나자로프, 조이르 주리바에프, 바흐다트 하노노프, 마누체르 사파로프가 백4를 형성했다. 중원은 에흐손 판샨베, 파르비즈존 우마르바예프, 알리셰르 슈큐로프, 셰르보니 마바초예프가 맡고, 최전방에서 샤롬 사미에프와 알리세르 드잘리로프가 UAE 골문을 노렸다.

UAE는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릴 뻔 했지만 타지키스탄 수문장 야티모프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페널티 박스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고, 키커로 나선 리마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다.

리마의 슈팅은 수비벽 사이를 뚫고 골대 구석으로 날아갔다. 이때 야티모프 골키퍼가 몸을 날려 손으로 쳐내면서 UAE의 선제골을 기회를 막아냈다.

전반 8분 UAE는 이번엔 좋은 연계 패스로 슈팅 찬스를 만들었지만 공격수 카이우가 슈팅을 허공으로 날리면서 다시 한번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타지키스탄을 압박하던 UAE는 전반 16분 미드필더 라마단이 부상을 입어 벤치에 있던 압둘라 하마드를 황급히 투입시키는 변수를 맞이했다.

전반 18분 타지키스탄도 UAE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침투 패스를 받은 타지키스탄 윙어 마바초예프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에이사 골키퍼보다 먼저 공에 발을 갖다 대는데 성공했지만, 슈팅이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30분 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이 터졌다. 선제골 주인공은 타지키스탄이었다.

박스 안에서 주라바에프가 골대 앞으로 올린 크로스를 센터백 하노노프가 높이 뛰어 올라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고, 하노노프의 헤더 슈팅이 그대로 UAE 골망을 가르면서 타지키스탄 선제골로 이어졌다. UAE 골키퍼 에이사가 헤더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머리를 골대에 부딪히는 바람에 잠시 치료를 받았다.

전반 38분 UAE는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박스 안으로 올라온 크로스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라이트백 술탄 앞에 정확히 떨어졌다. 술탄은 공을 잡지 않고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슈팅이 정직하게 골키퍼한테 향하면서 야티모프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선수들의 치료시간을 고려해 후반 추가시간이 7분 주어진 가운데 UAE가 코너킥 상황에서도 좋은 동점골 찬스를 놓쳤다.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날아온 크로스를 카이우가 발에 갖다 대는데 성공했지만,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하면서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거의 다 흐른 가운데 UAE 선수들이 타지키스탄의 핸드볼 반칙을 주장하며 페널티킥을 심판한테 요구했다. 카시우의 크로스가 박스 안에 있던 미드필더 우마르바예프 손에 맞고 굴절됐는데, 비디오판독(VAR) 결과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돼 반칙이 선언되지 않았다.

결국 전반전은 UAE가 0-1로 한 골 뒤진 채로 마무리됐다. 대회 첫 출전에서 16강에 올라온 타지키스탄은 이제 첫 토너먼트 승리까지 단 한 발자국만 남겨뒀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타지키스탄은 추가골을 노리기 위해 계속 UAE와 맞서 싸웠다. 후반 11분 왼쪽 윙어 판샨베가 박스 밖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는데, 이를 에이사 골키퍼가 몸을 날려 옆으로 쳐내는데 성공했다.

후반 13분 타지키스탄은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타지키스탄이 UAE의 패스 전개를 중간에서 차단한 뒤 곧바로 역습으로 나가면서 공격수 드잘리로프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다. 드잘리로프는 골대 오른쪽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날렸는데, 이를 읽은 에이사 골키퍼가 선방에 성공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타지키스탄은 후반 15분 다시 한번 역습으로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드잘리로프가 박스 안에서 날린 슈팅이 골키퍼 옆을 지나 골대 쪽으로 향했지만, 빠르게 수비로 복귀한 UAE 수비진이 공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후반 26분 타지키스탄이 또 한번 UAE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반전 교체로 들어온 샤롬 사미에프가 돌파에 성공한 뒤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받기 위해 드잘리로프가 몸을 날려 발을 쭉 뻗었지만 슈팅이 골대 밖으로 나다면서 다시 한번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31분엔 코너킥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온 타지키스탄 공격수 누리딘 캄로쿠로프가 크로스를 머리에 맞췄지만, 헤더 슈팅이 골대 옆으로 향했다. 좋은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자 캄로쿠로프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후반 정규시간 안으로 득점을 만들지 못한 양 팀은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추가시간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7분 주어졌는데, UAE 윙어 알가사니 박스 밖에서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오면서 UAE 팬들이 머리를 감싸 쥐게끔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종료까지 약 2분 정도 남은 가운데 UAE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 알리 살레가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센터백 알함마디가 머리에 맞췄고, 그의 헤더 슈팅은 그대로 타지키스탄 골망을 가랐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동점골이 터지자 벤치에 앉아 있던 벤투 감독은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후 감정을 주체 못하고 그라운드에 놓여 있던 물병을 걷어찼다.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간 후 타지키스탄으 다시 한번 UAE 골문을 위협했다. 교체 투입된 윙어 하산 무하마드존의 오른발 크로스가 박스 안에서 완전히 노마크 상태였던 캄로쿠로프한테 날아갔다. 캄로쿠로프는 높이 뛰어 올라 그대로 헤더 슈팅을 날렸지만, 에이사 골키퍼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타지키스탄이 다 잡은 승리를 UAE가 기어코 동점으로 만들면서 양 팀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반 15분 동안 양 팀은 조심스러운 운영을 하면서 전후반 때와 달리 눈에 띄는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소강 상태는 연장 후반에도 이어졌다. 경기 시간이 길어져 지친 선수들은 득점 찬스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연장 후잔 추가시간 4분도 모두 소진되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는 타지키스탄부터 시작했다. 1번 키커 나자로프가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켰고, UAE 1번 키커 압둘라 이드리스도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양 팀 모두 첫 번째 키커가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2번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타지키스탄은 킥을 성공시켰지만, UAE 2번 키커 카이우가 야티모프 골키퍼 선방에 막혀 실축하면서 타지키스탄이 8강행에 가까워졌다. 이후 양 팀 3번 키커 모두 킥을 성공해 4번 키커로 넘어갔다.

공교롭게도 양 팀 모두 9번을 4번 키커로 내세웠는데, 두 선수 모두 골망을 흔들며 이제 모든 시선이 타지키스탄 5번 키커 슈큐로프한테 쏠렸다. 슈큐로프가 킥을 성공시키며 승부차기는 그대로 타지키스탄의 승리로 끝나기에 UAE는 에이사 골키퍼가 선방해 주기를 기원했다.

모두가 숨을 죽인 가운데 에이사 골키퍼가 슈팅 방향을 읽었지만 골대 왼쪽 구석을 노린 슈큐로프의 슈팅은 그대로 굴대 안으로 꽂혔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타지키스탄은 대회 첫 출전 국가임에도 8강에 올라가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토너먼트 첫 날 호주한테 0-4로 대패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UAE는 16강에서 탈락해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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