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당뇨·고혈압 환자 치과 수술, 오전에 일찍 하고 복용 약 미리 상의해야
만성 질환자, 안전한 치과 치료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년층의 95.3%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이 연령대엔 치과 갈 일이 많아진다. 안전하게 치과 치료를 받으려면 전신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임플란트 수술을 할 땐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당뇨병·고혈압·골다공증을 앓고 있는지, 복용 약은 뭔지,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어떤지 전문가와 세심하게 살피고 대처한 뒤 치료에 나서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상처 치유 능력이 떨어지고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 잇몸 절개가 필요한 치과 수술에 부담감을 많이 갖는다.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은 면역력과 염증 반응에 취약해 잇몸이 약해져 치주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잇몸을 튼튼하게 만든 뒤 치과 수술에 나서는 게 좋다.
치과 수술은 오후보다 오전에 하는 편이 낫다. 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주사는 아침에 투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전에 혈당 조절이 용이하다. 오후가 되면 피곤해져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져 자칫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간혹 수술 전에 혈당 수치가 높게 나와 수술이 연기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금식하고 치과를 찾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수술 직전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혈당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평소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사람은 치유가 지연될 수 있고 저혈당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식사하고 평소처럼 약을 먹은 뒤 수술을 받는다. 일부 당뇨병 환자는 구강건조증이 있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수술 후에도 물을 수시로 마시고 큰 이상이 없더라도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 혈당 조절 안 되면 치유 더뎌
고혈압 환자 중에선 혈소판 응집 억제 기능이 있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이 많다. 치아를 뽑거나 임플란트를 심을 때 지혈이 잘 안 되고 치료 기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는 요소이므로 약의 종류와 복용 기간을 의료진에게 반드시 말한다. 필요에 따라선 약 복용을 5~7일 중단할 수 있다. 외래에서 진행하는 작은 치과 수술이라면 수술 전 중단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지혈된다.
드물게 수술 후 출혈 성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 압박 지혈, 지혈제 사용과 같은 적절한 처치가 이뤄진다. 거즈가 움직이거나, 거즈를 자주 교체하거나 침과 피를 자주 뱉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과에서 지시한 방법대로 2시간가량 거즈를 물고 있어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제를 먹는 사람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감소하고 뼈의 미세 구조가 손상돼 뼈의 강도가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땐 약 처방으로 골 형성을 촉진하거나 골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뼈의 양이 감소하는 것을 막고 뼈의 양을 증가시킨다. 특히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은 오래된 뼈가 사라지고 새로운 뼈가 생성되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골다공증을 예방·치료한다.
다만 파골세포의 활동이 줄면서 뼈를 형성하는 조골세포의 활동까지 같이 감소하면 임플란트를 심을 때 잇몸 뼈의 골 유착 과정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심각한 경우 턱뼈까지 괴사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 약을 장기간 먹었거나 주사제를 투여했다면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한다. 투약을 중단하고 다른 약물로 변경하는 처치로 일정 기간 휴약기를 가진 후 치과 수술을 진행할 것을 추천한다.
투석 날짜 피해 치료 일정 잡아야
신장 질환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일반인보다 출혈 성향이 높은 데다 질환이 진행된 경우 뼈 상태도 불량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장 투석을 받는 환자라면 투석 시행 날짜를 피해 치과 치료 일정을 잡아야 한다. 출혈 가능성을 높이는 약물을 복용한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수술 전 중단을 고려할 수도 있다. 수술 후 먹어야 하는 항생제·진통제의 경우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종류·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다.
간도 치아와 상관관계가 있다. 간 질환은 급성 간염부터 비알코올성 지방간, 간경화증 등 종류가 다양하다. 물론 급성 간염 환자라면 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치료를 연기한다. 혈액 응고 인자 합성은 간 기능의 하나다. 만성 간 질환자는 간 기능이 일반인보다 떨어져 있어 지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미리 혈액 내 백혈구나 혈소판 수치를 체크하는 등 사전 검사를 필히 받는다.
도움말=백장현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 천해명 선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륜녀 끼고 항암까지 다녔다…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의 선택 [김은혜의 살아내다] | 중앙일보
- 김부선 "이재명, 내 집에서 술먹고 대리 불러"…느닷없이 왜 | 중앙일보
- 피 토하면서도 “아빤 잘 있어”…자식이 크자 삶을 접었다 | 중앙일보
- 2억 묻어두면 이자 1.6억…주식개미 눈 돌릴 '6월 신상품' | 중앙일보
- 20시간짜리 미국 당일 투어, 교민들 쌍수 들고 말리는 이유 | 중앙일보
- 추성훈, 3주 전에 경기 제안 받았다…2년만의 복귀전 비하인드 | 중앙일보
- 윤희숙 "임종석 나오면 땡큐"…국힘 '86운동권 맞불' 구상 | 중앙일보
- "연봉 245억" 中제안 뿌리친 페이커, 알고보니 "장기계약이었다" | 중앙일보
- [단독] '모임통장' 만들었을 뿐인데…며칠뒤 사기범 된 사연 | 중앙일보
- 배현진 습격한 중학생…교실서 이상행동 해도 별 방법 없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