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브리핑] K방산, 루마니아에서도 대박 터뜨릴까

최현호 2024. 1.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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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전역이 군비 증강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새해에도 유럽 국가들의 새로운 사업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K9 자주포를 고려 대상에 포함한 루마니아와 신형 장갑차량 생산을 위한 업체 선정을 준비하는 이탈리아가 소식을 소개해 본다.

①이탈리아와 루마니아의 무기 증강 사업
새해에도 유럽 국가들의 군비 증강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45% 늘린 208억 달러로 늘린 동유럽의 루마니아는 신형 궤도형 보병전투차와 자주포 도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많은 해외 업체들이 루마니아 사업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신형 보병전투차로 대체될 이탈리아 육군의 다르도 보병전투차. 이베코


약 33억 달러 규모로 예상하는 최대 298대의 신형 궤도형 보병전투차 도입 사업에는 제너럴다이나믹스 유러피언 랜드 시스템의 아스코드, 라인메탈의 링스, BAE 시스템 하굴란드의 CV90, 그리고 우리나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등이 경쟁하고 있다. 155㎜ 자주포 54문을 도입하는 사업에는 독일 KMW의 PzH2000, 튀르키예 BMC의 T-155 프르트나, 우리나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이 경쟁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육군의 노후한 다르도 보병전투차를 대체할 신형 차량을 도입하는 54억 달러 규모 사업을 위해 자국을 포함해 유럽 다른 나라 업체들만 참여시킬 계획이다. 현재 목표는 기존 차량 대체지만, 최대 1000대까지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참여 예상 업체로는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와 이베코, 프랑스 넥스터와 독일 KMW 합작 KNDS, 독일 라인메탈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방부 관계자는 보병전투차 사업을 다국적 협력으로 진행하려는 이유는 이런 복잡한 기술 프로그램을 혼자서 개발할 수 있는 EU 국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NDS는 지난해 12월 레오나르도와 차세대 전차 개발을 위한 주요지상전투시스템(MGCS)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전략적 동맹으로 불리는 협력에 서명했다. KNDS는 보병전투차 사업에 궤도형 박서 장갑차를, 라인메탈은 링스 보병전투차를 제안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탈리아는 기존 차량이 아닌 새로운 차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제안을 기반으로 한 개발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②벨라루스, 핵무기 사용 포함 새로운 군사 교리 내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길을 내준 벨라루스가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을 포함하는 새로운 군사 교리를 만들었다. 새로운 교리는 최근 몇 년간 러시아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하라고 요구해 온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의 핵 무기 운반 수단으로 유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벨라루스 국방부


벨라루스는 2016년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례를 들어 하이브리드 전쟁의 위험성에 주목해 군사 교리를 작성했었다. 이후, 벨라루스와 서방 관계는 좋지는 않았지만 나름 유지되다가 2020년 자국 내 반정부 시위 진압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벨라루스의 러시아 핵무기 배치 요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일 후인 2022년 2월 27일 벨라루스 영토에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승인하는 새로운 헌법에 대한 투표로 시작했다. 투표가 이루어진 뒤 러시아는 지난해 중반에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1991년 8월 구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벨라루스는 사거리 1만 2500㎞의 RT-2PM 토폴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십 발과 종류가 알려지지 않은 전술 핵무기가 배치돼 있었고, 나중에 러시아에 반환됐다.

러시아 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에 대해 서방이 우려했지만, 지난해 10월 유엔 회의에서 벨라루스 대사는 지역 내 군사 및 정치적 긴장 고조로 인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배치 정당성을 주장했다. 대사는 나토의 핵 공유 정책을 이유로 벨라루스와 러시아 국방 협력이 정당하다고 강조했는데, 당시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웃한 폴란드가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한다고 비난하고 있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몰려온 이민자들을 폴란드 국경으로 밀어 넣었고, 러시아 준군사조직 바그너 그룹도 자국에 배치하는 등 이웃 폴란드와 긴장을 조성했다. 이에 폴란드는 국경으로 추가로 병력을 배치하는 등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벨라루스에 배치된 핵무기는 러시아군 자산이므로 루카셴코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운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러시아가 받아들이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루카셴코 대통령은 폴란드가 벨라루스 침공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럴 경우 핵무기를 포함해 방어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벨라루스가 공격받으면 전술 핵무기를 즉시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한 것은 전술 핵탄두이며, 2022년 벨라루스에 공급한 사거리 최대 500㎞의 9K720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하여 운용할 수 있다. 다른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는 이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조를 제안한 벨라루스 공군의 Su-25 공격기가 있다.

③미국 방산업계, "펜타곤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에 신경 더 써라"
미국 방위산업계에서 국방부에 지향성 에너지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신흥기술연구소와 미국 방위산업협회는 23일 발표한 연구에서 고에너지 레이저 및 고출력 마이크로파 시스템을 상당한 규모로 실전 배치하겠다는 미 국방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공급업체 그리고 그들의 물류 선택이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가 진행했던 다양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 프로젝트들. 미 국방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연구하고 있는 록히드마틴ㆍ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ㆍ에피루스 등의 연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보고서는 미국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적들은 자체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진전을 이루었다고 경고했다.

레이저와 마이크로파 시스템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드론과 미사일 같은 공중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 국방 관계자들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게임체인저라고 표현했지만, 본격적으로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 의회의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국방부가 지향성 에너지 무기에 많은 예산을 투자했고, 지난 3년간은 매년 연평균 1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고 한다. 2022년 미 해군 구축함에 장착된 록히드마틴의 헬리오스(HELIOS)와 지난해 미 육군에 인도된 에피루스의 레오니다스(Leonidas) 등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약 31개의 지향성 에너지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지향성 에너지 무기 공급망이 해외 의존성 등 여러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으며, 명확하고 일관한 수요의 부족은 업계에 비용을 늘리게 하고, 투자를 주저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기술적인 복잡성 외에도 게르마늄과 갈륨 같은 특수한 재료들과 값비싼 정밀 부품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렵다. 최근 중국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보고서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가 점점 더 호전적인 중국, 러시아, 이란이 야기하는 위협에 대응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국방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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