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임종석 나오면 땡큐"…국힘 '86운동권 맞불' 구상
국민의힘은 4ㆍ10 총선의 시대정신으로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22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내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권 출신 86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대진표가 짜여질지 관심인 가운데 몇 몇 인사들이 그 선봉에 서는 모양새다. 28일 서울 중ㆍ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을 비롯해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전문가인 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권 선거에 힘을 보태달라는 당의 간곡한 부름에 기꺼이 응했다”며 “이번 선거의 중차대함을 생각해 움츠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21대 총선 당시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된 윤 전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2021년 8월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고, 이듬해 2월엔 부친이 투기 의혹을 받은 세종시 땅을 매각한 뒤 차액을 전액 기부했다.
윤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중ㆍ성동갑은 국민의힘이 서울 지역 총선 승리를 위해 꼭 탈환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는 곳이다. 민주당에선 20대 국회부터 이곳을 지킨 홍익표 원내대표가 서울 서초을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86세대의 상징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의원은 “우리 정치의 모든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아야 한다”며 “민주화 운동 경력이란 완장을 차고 특권의식과 반시장 반기업 교리로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난도질하는 것이 껍데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종석 전 실장이 출마하면 되게 고마운 일”이라며 “86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든 개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 전체주의 당 대표를 보좌하는 정치인이 나오든 잘 싸워야 한다. 과거를 보내기 위해선 그를 대표하는 사람들과의 생각의 전쟁을 멋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지역구에 도전하는 국민의힘의 출마 진용도 속속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 중 20명에 달하는 80년대 학번 총학생회장 출신 인사들이 집중 타깃이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출신인 박민식, 방문규 전 장관은 김민석(서울대 82학번), 김영진(중앙대 86) 의원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을, 경기 수원병에 각각 도전장을 냈다.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서울 중랑을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경희대 88) 의원과의 일전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 영입 인재 중에선 YTN 앵커 출신인 호준석 대변인이 이인영(고려대 84) 전 원내대표 지역구인 서울 구로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전상범 전 부장판사는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경희대 89)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갑, 박상수 변호사는 김교흥(인천대 81) 의원 지역구인 인천 서갑 출마를 벼른다. 민주당 주요 운동권 출신 인사인 정청래 최고위원의 서울 마포을 지역구엔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공천이 변수인데, 국민의힘은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되는 공천 신청을 마감한 뒤 본격적으로 후보자 심사에 나설 방침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공천 신청자 가운데 적임자가 없는 경우에만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할 계획”이라며 “경쟁이 있는 곳에 단수로 정해진 후보는 현재 아무도 없다 ”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공천 신청자 면접과 동시에 속도감 있게 후보자 선정에 나설 것”이라며 “늦어도 3월 10일까진 모든 공천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불출마 선언했던 인요한도 출마?=한편 국민의힘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의 서울 지역 출마를 권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 또는 서대문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캐나다에 있는 인 전 위원장이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출마를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를 이끌 당시 불출마를 공개 선언한 인 전 위원장은 출마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인 전 위원장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 압력을 엄청 받고 있다”며 “그런데 언론에 하도 두들겨 맞아서 자신이 없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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