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2만원 ‘金겹살’에도… 꿀꿀한 축산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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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모(41)씨는 서울 영등포구 한 고깃집에서 신년모임을 하려다 음식 가격에 새삼 놀랐다.
2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음식점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판매 가격은 1만9429원이었다.
한돈협회는 "생산성 하위 30% 구간 농가들의 생산비는 ㎏당 평균 5709원에 이른다. 도매가격이 4000원대면 무조건 밑지는 장사"라며 "이달에만 2700만원에서 3100만원씩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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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도매가 4000원대 폭락
사료가격 등 생산비는 올라 손해
직장인 최모(41)씨는 서울 영등포구 한 고깃집에서 신년모임을 하려다 음식 가격에 새삼 놀랐다. 외식 물가가 비싼 건 알았지만 몇달 전보다 더 올랐기 때문이다. 1인분(150g) 기준 삼겹살·목살 가격은 1만8000원, 항정살은 2만원에 달했다. 메뉴판에는 값을 올릴 때마다 스티커로 수차례 덧붙인 흔적이 역력했다. 4명이 된장찌개와 음료까지 포함해 결제한 금액은 10만원을 훌쩍 넘겼다.
삼겹살 가격은 체감상으로만 비싼 게 아니다. 실제 더이상 ‘서민 음식’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높게 형성돼 있다. 2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음식점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판매 가격은 1만9429원이었다. 2년 전인 2021년 12월 가격(1만4308원)보다 35%가량 올랐다. 서울 도심에서는 중량을 낮추거나 2만원대로 가격을 높인 곳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비싼 삼겹살 가격은 돼지를 키우는 농가에도 시름을 얹고 있다. 사료가격과 각종 공공요금이 폭등하면서 생산비용이 크게 뛰었는데, 소비 위축으로 도매로 넘길 때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다. 비싸게 키워서 싸게 넘겨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농가가 판매하는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최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성수기 5500~5700원대였던 돼지고기 도매가격(지육 1㎏)은 최근 40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도매가격은 ㎏당 5134원이었다.
도매가격이 생산비보다 낮게 나오는 농가도 적잖다. 한돈협회는 “생산성 하위 30% 구간 농가들의 생산비는 ㎏당 평균 5709원에 이른다. 도매가격이 4000원대면 무조건 밑지는 장사”라며 “이달에만 2700만원에서 3100만원씩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돈 사육 농가는 높은 외식 가격에 대해 억울한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삼겹살이 ‘금겹살’이라고 불리지만 산지 가격은 생산비용도 따라가지 못한다”며 “식당 가격은 채소값, 인건비, 전기세 등 제반 비용이 올라 책정된 가격인데 마치 농가가 고기를 비싸게 판매하는 것이라는 오해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 부담은 낮추고 물가도 안정시킬 대책이 있을까. 한돈협회는 정부에 사료비 부담 완화 대책과 정책자금 지원, 전기요금 부담 완화 대책 등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돼지고기 가격이 낮은 1·4분기에 재고를 수매했다가 가격이 올라가는 봄·여름철에 물량을 푸는 방안도 요청하고 있다. 협회는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처음으로 만나 수매·비축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축사 화재나 각종 질병으로 돼지고기 수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수입산에 의존하는 대신 물량을 비축해놓는 식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을 건의한 것”이라며 “예산 확보 등 풀어야할 문제가 있지만 정부도 농가의 사정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어 공감대를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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