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일 올해 첫 FOMC…파월, 금리인하 힌트 준다
비펏 시점·속도 관련 파월 발언 주목
물가·성장률 지표 엇갈려…고용시장 변수
"인플레 둔화로 실질금리 상승" 주장도
이달 말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힌트를 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가와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엇갈리고 오는 3월 금리 전망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메시지에 따라 피벗(pivot·방향 전환) 시점과 속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로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여건이 갖춰졌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30~31일 열리는 새해 첫 FOMC에서 현재 5.25~5.5% 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96%가 넘는다고 보고 있다.
이번 FOMC의 관건은 금리 동결 여부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앞으로 금리 인하 시점, 속도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장에서 첫 인하 시점으로 주시하는 오는 3월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보내기로 결정하거나 그렇지 않은 모든 신호가 매우 중요하다"며 "파월 의장과 그의 동료들이 최근 잇따라 나오는 경제 지표를 어떻게 읽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이번 FOMC 성명서에서 금리 인하보다 인상이 필요하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상징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이 커졌다. Fed가 눈여겨보는 지표인 PCE 근원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2021년 3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하반기 상승률은 연율 기준 1.9%로 상반기 4%에서 크게 내려온 것은 물론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도 밑돌았다. 누적된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잡혀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실질금리가 오르면서 Fed에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가 상승률이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 활동이 지나치게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급락이 Fed에 새로운 위험이 되고 있다"며 "Fed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그들이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실질금리가 불필요하게 (경제에) 제약이 되는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Fed의 전 선임 이코노미스트였던 윌리엄 잉글리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진정으로 안심할 수 있게 되고 실물경제가 다소 둔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 (Fed가) 오는 3월 금리 인하에 보다 편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Fed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3.3%로 시장 전망치(2%)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도 직전 달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0.4%)을 웃돌았다. 금리를 인하했다가 뒤늦게 다시 올리는 상황은 Fed가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헤지펀드인 포인트72 자산운용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성장과 고용이 기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Fed는 오는 6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엇갈리면서 3월 FOMC에서 금리 경로에 대한 전망도 팽팽히 맞선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3월 Fed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52%,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46% 이상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언스트앤드영(EY)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확실히 금리 인하 논의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는 이달 Fed 회의의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OMC와는 별개로 이번주 발표될 고용지표도 향후 금리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물가와 성장률 지표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좌우할 고용지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는 지난해 1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FOMC 회의 이후인 다음 달 2일에는 1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과 실업률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는 1월 신규고용이 17만명으로 지난해 12월(21만6000명) 대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3.7%에서 올해 1월 3.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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