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3주 전에 경기 제안 받았다…2년만의 복귀전 비하인드
추성훈(49)이 약 2년 만의 격투기 복귀전에서 패했다.
추성훈은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원챔피언십 165' 니키 홀즈컨(41·네덜란드)과의 특별 규칙 슈퍼 파이트(3라운드 각 3분·계약 체중 85㎏)에서 1라운드KO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추성훈이 674일(1년 10개월 3일) 만에 나선 격투기 복귀전이었다. 그는 2022년 3월 아오키 신야(일본)와 원챔피언십 경기에서 2라운드 TKO승을 따냈다. 원챔피언십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종합격투기단체다. 추성훈의 종합격투기 전적은 16승 8패가 됐다.
이날 경기는 1라운드 복싱, 2라운드 무에타이(이상 입식타격기), 3라운드 종합격투기 방식으로 치렀다. 유도가 기반인 추성훈에겐 불리한 규칙이었다. 1, 2라운드를 버텨야 자신이 익숙한 종합격투기 룰로 싸울 수 있었다. 3라운드까지 버틴다고 해도 체력 저하로 제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작았다. 반면 홀즈컨은 챔피언 출신 입식타격기 전문가다.
추성훈은 1라운드 시작 후 1분 정도 탐색전을 벌였다. 이후 본격적으로 홀즈컨과 거리를 좁혔다. 그런데 그 순간 홀즈컨의 왼손 펀치에 한 차례 KO 당했다. 추성훈은 클린치로 상대에 공세를 늦추는 노련한 경기운영을 하려했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클린치에서 벗어난 홀즈컨은 추성훈의 턱에 다시 한 번 펀치를 꽂아 쓰러뜨렸다. 간신히 일어난 추성훈은 곧바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맞고 다시 쓰러졌다. 심판은 카운트 없이 곧바로 홀즈컨의 승리를 선언했다.
추성훈은 불과 3주 전 원챔피언십의 경기 제안을 받았다. 일본계 태국인 차트리 싯요통(53) 회장이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은 커녕 체중 감량만 해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일반적으로 2~3달 정도 경기 준비 기간이 주어진다. 추성훈은 원래 77㎏급 경기에 나서는 선수다.
원챔피언십이 추성훈에게 연락을 취한 것은 이번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도쿄에서 개최하는 데다 100번째 최고 등급 대회였기 때문이다. 흥행을 위해선 전성기 시절 정상급 파이터로 활약한 경험이 있고, 일본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추성훈이 매력적인 카드였던 것이다. 측근들의 만류했다. 그러나 추성훈은 고민 없이 원챔피언십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 추계이 씨의 말씀을 따랐다.
추성훈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항상 ‘인생의 갈림길에선 평탄한 길 대신 험한 길을 택하라’라고 말씀하셨다. 쉽고 편한 길을 걸으면 나태해지고, 목표 의식도 사라진다. 반면 어려운 길을 헤쳐가면 단련되고, 성장한다. 방송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지만, 지금 택해야 하는 건 어렵고 힘든 격투기 선수의 길"이라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는 재일동포 유도 선수 출신으로 추성훈의 인생 멘토였다.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추성훈의 격투기 도전은 계속된다. 그의 꿈은 50세 챔피언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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