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김민재의 동료가 돼라' 바이에른 해적단에 합류한 보이, 김민재와 합은?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이 마침내 겨울 이적시장에서 즉시전력감 선수를 영입했다. 직접 맞상대하며 실력을 확인한 사샤 보이가 그 주인공이다.
28일(한국시간) 바이에른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갈라타사라이에서 뛰던 보이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 6월 30일까지, 즉 4년 반이다. 발표에는 이적료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여러 매체 보도에 따르면 옵션 포함 최대 3,000만 유로(약 436억 원) 수준의 적잖은 금액이 투자됐다.
보이의 공식 영입 영상은 인기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처럼 만들어졌다. 모자만 봤을 때는 긴가 민가 싶지만, 해적 현상금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루피의 기술 기어세컨드 자세를 언뜻 취하는 모습을 보면 노린 게 확실하다. 보이는 일본 만화 마니아로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드래곤볼'과 '원피스'에 대한 사랑을 종종 드러내곤 했다. 바이에른은 보이의 취향을 존중한 것이다.
보이는 2000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카메룬 혈통 선수로, 프랑스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치며 성장했다. 스타드렌, 디종을 거친 보이는 21세 나이에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로 팀을 옮겼다. 부상만 아니면 늘 주전이었다. 튀르키예 최고 라이트백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빅 리그 경쟁력을 증명할 수 없었는데, 이번 시즌 처음 참가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바이에른과 한 조에서 맞대결하며 직접 인정 받았다. 보이는 조별리그 전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을 기록했다. 바이에른의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와 벌인 측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키가 작고 빨라 공격에 치중된 선수로 보기 쉽지만, 보이는 지구력과 전투적인 성향도 갖췄다. 수비할 때도 적극적이다. 측면에서 에너지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선수다. 또한 오버래핑 루트가 단순하지 않고, 빠른 공격가담뿐 아니라 빌드업 가담도 해줄 수 있다.
바이에른의 라이트백 영입은 가장 급했다. 현재 전문 라이트백이 전멸한 상태다. 유일한 주전급 라이트백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모로코 대표로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소화하고 있는데,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당분간 돌아오지 못한다. 그런데 본업이 미드필더고 라이트백을 겸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콘라트 라이머와 요주아 키미히, 후보로 밀려 있던 부나 사르까지 3명이 동시에 부상당하는 악재가 겹쳤다. 그래서 가장 최근 치른 아우크스부르크전은 레프트백 하파엘 게헤이루가 오른쪽에 배치돼야만 했다.
그만큼 영입이 시급했던 포지션이긴 하지만 급한 사정상 적임자가 아닌데도 영입한 '패닉 바이'라는 의심도 있다. 보이가 아스널의 관심을 받는 등 빅 리그 이적설이 난 적 있는 선수지만 바이에른의 주전으로서 장기간 활약할 수 있는지는 이제부터 검증이 필요하다.
일단 플레이스타일은 공수 양면에서 균형이 잡혀 있고 신체능력이 좋은 만큼 빅 클럽에서 성공할 기본 요건은 갖췄다. 레프트백 데이비스가 매우 공격적이기 때문에 오른쪽까지 공격 일변도인 선수를 쓰긴 힘들다. 좌우 균형과 그날 콘셉트에 따라 수비적인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풀백 못지않게 결원이 많은 센터백까지 정상화돼 주전 조합이 모두 가동된다면 왼쪽부터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보이가 배치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모두 활동반경이 넓고 스피드가 좋은 센터백이므로 이들을 믿고 데이비스와 보이가 동시에 공격적으로 올라가는 운영 역시 가능하다.
바이에른에서 보여줘야 하는 새로운 능력이 있다면 측면을 파고드는 역할뿐 아니라 중앙으로 이동하며 중원 싸움을 지원하는 소위 인버티드 풀백의 자질이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중원이 다소 부실하다. 보이가 빌드업과 중원 장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보이의 경기당 패스 횟수는 갈라타사라이 시절 팀내 5위로 풀백치고 아주 많은 건 아니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요구하는 빌드업시 위치 선정을 잘 소화해내는지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바이에른은 후보 센터백 에릭 다이어, 주전경쟁 가능한 라이트백 보이의 영입으로 겨울 이적시장 급한 불을 껐다. 전력 강화를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영입하면 금상첨화지만 노리는 선수들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올겨울에는 철수할 생각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바이에른뮌헨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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