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란 키워드 [김선걸 칼럼]
매경이코노미는 ABC공인 최다 독자를 가진 주간지기도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에서 많이 보는 뉴스 매체기도 하다. 한 포털에선 구독자가 130만명 가까이 된다.
그러다 보니 오프라인 매거진만 만들던 예전과 업무가 꽤 달라졌다. 실시간으로 온라인 뉴스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초를 다투는 속보를 쓰진 않지만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수십 차례 기사를 바꾸며 어떤 기사가 잘 읽히는지 촉각을 세우게 된다.
최근 압도적인 기사 키워드는 ‘한동훈’이다. 아마 다른 언론사 에디터들도 절감할 것이다. 인터넷에 올린 지 5분이 채 안 돼 댓글이 100여개씩 달리기도 한다.
필자는 매일경제신문 국제부장으로 미국 대선을 보도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선거다. 아직도 기억나지만 가장 믿을 만하다던 CNN의 대선 하루 전(11월7일) 조사 결과,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확률은 91%로, 도널드 트럼프 9%를 압도했다. NYT 등 유력 매체도 비슷했다. 승부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트럼프의 대역전극이었다. 여론조사로선 대재앙의 날이었다. 그때 트럼프 당선을 유일하게 예측한 곳이 있었다. 검색량 빅데이터를 분석한 구글트렌드다. 트럼프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았음을 지속적으로 알려온 사실에 전 세계가 놀랐다.
지금 구글트렌드에서 ‘한동훈’이라는 키워드는 핫하다. 기존 최고 키워드인 ‘이재명’과도 엎치락뒤치락이다. 2023년 연간 관심도 상대 비교는 이재명 대표가 11, 윤석열 대통령이 10, 한동훈 장관은 4였다. 최근 1월 18일에서 25일까지 일주일간 관심도는 한동훈 22, 이재명 18, 윤석열 14다. 큰 변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분위기를 일거에 바꿨다. 트렌디한 외모나 젊은 나이도 어필했겠지만 핵심은 그의 말이다. 그의 말은 늘 논쟁적이다. 에둘러 말하거나 회피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장관 당시 야당 공세에 물러서지 않고 따박따박 맞서 안민석, 김의겸, 김남국 등 민주당의 대표 저격수들이 꼬리를 내렸다. 단지 반박하는 데 끝나지 않고 나라 곳간 거덜 내는 주장이나 이익집단화된 좌파 인사들의 행태를 직격했다. 그러다가 여당 비대위원장이 됐는데 본인은 깔끔하게 불출마 선언을 했다. 기존 정치인들이 정부 요직과 예산을 나눠 먹는 데 이골이 난 모습과 차별화됐다. 국민들이 관심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 한 위원장 앞에 큰 벽이 나타났다. 영부인이 명품백을 받은 건이다. 한 친북 인사가 놓은 함정에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명품백을 받은 자체는 분명 잘못이다.
그간 그의 존재감은 논쟁적이어서 커졌다. 상대방의 비도덕과 비상식을 피하지 않고 직격했기 때문이다. 명품백 사건은 아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야당 의원에게 하듯 신랄하게 말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그의 언행마저 모두 퇴색한다.
그런데 이건 한 위원장이 치울 장애물이 아니다. 당에서 대신 사과할 수도, 대신 변호할 이유도 없다. 결국 윤 대통령 몫이다. 윤 대통령의 성공은 한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 그리고 이제 한 위원장의 성공은 윤 대통령 손에 달리게 됐다.
답은 간단하다. 빨리 해명하고 사과할 게 있다면 사과하면 된다. 국민 기대치보다 높은 게 전제조건이다. 그래야 도덕성이 서고 ‘논쟁’을 계속할 수 있다.
국민들은 한동훈에게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statesman)’ 모습을 기대했다. 그도 알고 보니 내로남불로 결론 나면 늘 욕먹는 ‘정치꾼(politician)’과 똑같아진다. 그 선택권을 윤 대통령이 쥐고 있다.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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