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추천하면 日서 완판 ... ‘스프짱’ 누구?[신기방기 사업모델]
뷰티 인플루언서?
화장품, 피부미용 관련 콘텐츠를 만들거나 소개하는 직업을 말한다. K뷰티가 뜨면서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등장했다. 그런데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이는 드물다. 본인이 직접 일본어를 배워 K뷰티를 홍보하고 사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다보니 자연스레 한국 70만명, 일본 19만명의 유튜브 폴로어가 생겼단다. 연예인처럼 일본에서 팬미팅을 했는데 순식간에 완판, 추가 좌석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국 이름은 김습습. 일본 애칭은 ‘스프스프짱’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물론 본명은 아니다. 유튜브 채널을 우연히 시작하게 됐는데 호응이 좋아서 그 당시 빠르게 채널명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큰 고민 없이 말할 때 ‘습습’거리는 습관을 따서 지었는데 오히려 기억이 잘 된다며 좋다는 반응이 많다. 내심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왜 뷰티 인플루언서였나.
대학 졸업 후, 교직원 생활을 했다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 이후에는 전문직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생활 당시에 늘 혼자 밥을 먹었었는데, 그때 뷰티 유튜브를 접했고, 우연찮게 올려본 영상이 반응이 좋아서 본격적으로 뷰티 인플루언서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소하게 시작했었고 영상으로만 소통했기에 ‘폴로어가 좀 느는 구나’란 생각을 했던 정도였다. 그런데 2018년 아모레퍼시픽 ‘헤라’와 함께한 오프라인 메이크업 수정 이벤트에서 많은 이들이 오픈 전부터 나를 보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를 위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셨구나’란 생각에 감사했고 또 말과 행동의 무게를 느꼈다.
Q. 레페리 소속으로 알고 있다. 체계적인 회사 지원을 받는 것과 개인활동 때와 결정적인 차이점은?
메이크업 영상을 하나 올렸을 때, 지금 회사인 레페리에 캐스팅이 돼 처음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레페리에 들어간 2017년 2월부터 본격적인 유튜브 채널 운영을 위해 기획, 편집을 배웠고, 메이크업도 전문적으로 아카데미에서 6개월 과정의 프로페셔널 과정을 수료했다. 처음부터 이런 회사의 지원이 없었다면 체계적으로 채널 운영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다.
2019년도 여름에 도쿄에서 팬미팅을 개최했었는데, 그 당시에 일본에서 뷰티 유튜버가 단일 팬미팅을 한 사례가 없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레페리 직원들과 함께 준비했다. 과연 ‘사람들이 진짜로 올까?’ 반신반의했었는데 당일 정말 많은 현지인이 왔다. 그때 한 사람 한 사람씩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와 얘기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이도 있었다. 그 팬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나도 일본어를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당시 팬미팅에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도 왔는데 일본에서 ‘스프스프짱 유명해져서 기쁘다’며 일본 활동도 많이 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일본어 계정을 만들게 됐다. 일본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일본어뿐만 아니라 일본 구독자 니즈에 맞게끔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돼 채널을 현지에 맞게 키우고 있다.
지금 일본에서 K뷰티가 인기가 있지만, 주로 일본 유튜버들은 제품 리뷰 위주다. 그래서 ‘한국 뷰티 유튜버가 리뷰하는 진짜 K-뷰티 콘텐츠를 만들어 보여주자’라고 생각했다. 실제 일본어 계정에 소개된 K뷰티 제품은 일본 큐텐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메가와리’에서 판매가 많이 되고 있다는 구독자 제보가 많다. 특히 일본에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제품이 내 영상에서 추천해서 많이 팔렸다고 감사의 메일을 여러번 받기도 했다. 댓글에도 ‘스프짱이 추천하는건 믿고 살 수 있다’는 댓글이 실제 많다. 이런 때 뿌듯함을 느낀다.
Q. 뷰티 외에도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던데 비중은 어떤 식으로 조절하고 있나?
뷰티 콘텐츠 하면 작게 보면 메이크업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메이크업 뿐 아니라, 먹고 입고 쓰고 생활하고 생각하는 삶의 전반적인 것들 통틀어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메이크업이나 스킨케어 루틴, 화장품 추천뿐 아니라 패션이나 식단, 헤어 스타일링 영상도 올리고 있다. 정해진 비중은 없지만, 연달아 올리는 영상의 경우 중복되는 분야는 지양하는 편이고, 구독자 댓글이나 반응을 보고 비율을 조정해서 올리고 있다. 지금은 메이크업, 제품추천, 패션, 생활 루틴을 골고루 1:1:1:1 비중으로 올리고 있다. 나에게서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Q. 인플루언서를 하면서 회의감이 들 때는 없었나? 어떻게 극복했나?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모든 댓글을 확인하고 있고, 답댓글을 달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좋은 피드백도 있지만 나쁜 피드백도 있다. 댓글을 보면 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보여지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일본 활동을 응원해주는 이도 많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명예 일본인이냐’라거나 ‘일본이 그렇게 좋으면 일본 가서 살아라’라는 종류의 댓글을 다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 없고 늘 좋은 말만 들을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있다. 나는 나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본어를 배우고, 영상을 찍고, 일본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다.
추천했던 제품을 쓰고 너무 좋았다는 리뷰도 너무 보람차지만, 일본어 공부를 하는 등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으면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메시지나 댓글이 올 때 정말 보람차다. 내가 누군가의 삶에 조그마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저 또한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인플루언서도 어떤 측면에서는 IP이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장수하기 위해 어떤 노력, 시도를 하고 있나?
다양한 콘텐츠가 핵심이다. 최근에는 퍼스널 컬러 컨설턴트 자격증과 패션 스타일링 자격증을 취득했다. 두가지 자격증으로 더 다양한 메이크업이나 패션 스타일링 뿐 아니라, 본인에게 더 잘 맞는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앞으로도 영상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계속해서 배워서 나만의 콘텐츠로 보여주겠다.
Q.올해 혹은 향후 목표는?
일본에서 믿을 수 있는 K뷰티 전문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지금도 K뷰티가 인기가 많고, 좋은 제품이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한국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제품이나, 제품력이 좋지 않은 제품들도 한국화장품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제품들을 거르지 않는다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금방 나빠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해외에서
유명하지 않지만 뛰어난 제품력을 갖춘 K뷰티 제품들을 엄선해 소개해서, 한국 화장품의 위상, 더 나아가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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