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손해만 660억원…지바 롯데는 과연 '165㎞' 사사키를 미국으로 보낼까

차승윤 2024. 1. 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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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1865=""> 27일 기자회견을 연 사사키 로키. AP=연합뉴스</yonhap>

사사키 로키(23)는 과연 언제까지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사사키는 지난 27일 연봉 협상을 마친 후 기자 회견을 열었다. 사사키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직전 도장을 찍으며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12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연봉 협상을 마친 선수가 됐다.

다른 이도 아니고 사사키라 현지 매체들의 관심이 컸다.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불린 사사키는 최고 구속이 165㎞/h에 달하는 광속구 투수다. 지난해 선발 등판이 15경기에 불과했으나 7승 4패 평균자책점은 1.78에 달했다. 투구의 질만 따지면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MLB) 투수 역대 최장,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상이라는 평가다. 이미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구로 MLB닷컴, 베이스볼아메리카 등 현지 매체들의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사사키는 이제 막 프로 4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그마저도 한 시즌은 통째로 휴식, 1군에서 3시즌 등판에 그쳤다. 규정 이닝 소화는 아예 없다. 사사키를 단계적으로 키우고자 한 롯데 구단의 노력 덕분이다.

그런 가운데 연봉 협상이 늦어졌고, 일본 매체들을 통해 '사사키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하려고 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사사키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따로 포스팅을 신청하지 않았고, 매년 해온 것처럼 구단과 MLB 진출 논의를 나눈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지난해 3월 WBC에 출전한 사사키 로키의 모습. AP=연합뉴스

다만 기자회견을 마쳤는데도 사사키의 해외 진출을 둘러싼 예측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와 같이 연봉을 8000만엔(7억 2000만원)으로 동결한 것도 '연봉은 동결하고 향후 조기 MLB 진출을 허락한 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을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사사키를 일찍 보낼 시 손해가 막심하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28일 "사사키가 조기에 MLB 진출을 추진할 경우 롯데 구단은 최대 73억엔(약 660억원)의 손실을 본다"고 주장했다.

나름 일리 있는 추정액이다. 사사키가 만약 25세를 넘겨 MLB로 진출한다면 계약 규모에 따라 거액의 포스팅비를 롯데에 안길 수 있다. 지난해 12월 야마모토와 계약한 다저스의 경우 그의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스에 무려 5060만 달러(677억원)를 안겼다.

사사키 역시 야마모토에 야마모토 못지 않은 계약 규모를 기대할 수 있는 '천재 투수'다. MLB닷컴은 사사키의 기자 회견을 두고 28일 "많은 이들은 야마모토보다 3살 어린 사사키가 더 나은 유망주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더 빠른 구속, 더 뛰어난 신체 조건 등 장래성을 높이 평가한 셈이다. 실제로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등 일본 선수들을 관찰하는 MLB 고위 관계자들은 모두 일찌감치 사사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24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 등판했던 사사키 로키. AP=연합뉴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의 로베르토 오수나. 가정폭력이 적발돼 일본프로야구로 떠난 오수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이에 올 겨울 NPB 역대 최고 연봉인 10억엔을 받는 4년 40억엔 계약에 합의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아무리 평가가 높아도 25살이 되기 전 미국으로 간다면 의미를 잃는다.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25세가 되지 못한 선수는 포스팅시스템으로 이적해도 마이너리그 계약밖에 맺지 못한다. 이 경우 사사키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575만 달러(77억원)에 그친다. 롯데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도 최대 144만 달러(19억원)에 불과하다. 주니치 스포츠가 주장한 롯데의 손해액이 나온 근거다. 더군다나 사사키가 FA 계약을 맺을 수 있는 2026년 후까진 아직 3시즌이나 남았다. 매년 물가가 치솟는 MLB 시장을 고려하면 롯데는 충분히 더 큰 보상액을 기대할 수 있다.

600억원은 NPB 기준으로도 엄청난 금액이다. 당장 올 겨울 나온 NPB 역대 최고 연봉이 10억엔(90억원)이다. 소프트뱅크 외국인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가 4년 40억엔(361억원)에 잔류하면서 나온 기록이다. 사사키가 야마모토처럼 '제 때' 나가준다면 받을 돈이 엔화로 75억엔에 달한다. 단적으로 비유해 오수나 두 명을 영입할 수 있는 액수다.

사사키와 롯데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확실한 건 사사키의 진출 의지가 확고하고, MLB 구단들의 러브콜이 노골적이라는 사실 뿐이다. 사사키는 "일단은 2024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올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말도 전했다.

만약 사사키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낸다면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조기 진출을 반대하는 국내 여론도 달라질 수 있고, 롯데가 그를 막을 명분도 줄어든다. MLB의 러브콜도 더 강해질 게 분명하다. 롯데로서는 일단 사사키가 660억원이 아깝지 않을 활약을 펼쳐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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