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조사' 김종국 KIA 감독 직무정지...심재학 단장 "빠르게 알아봐야" 당혹

유준상 기자 2024. 1. 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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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2024시즌 준비를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김종국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치 조치 처분을 받았다.

KIA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지난 25일 김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게 구단의 입장이다. KIA 관계자는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에서 금품 수수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 중으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전했다.

▲김종국 감독 부임 이후 두 시즌, 중위권에 만족한 KIA

2021시즌 창단 첫 9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던 KIA는 그해 11월 상호 협의를 통해 맷 윌리엄스 감독에 대해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이화원 대표와 조계현 단장이 시즌 종료와 함께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에 동반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

KIA는 그해 12월 5일 제 10대 감독으로 김종국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세부 계약 내용은 기간 3년, 총액 10억 5000만원(계약금 3억원·연봉 2억 5000만원)이었다. 당시 KIA는 김종국 감독이 프로 데뷔 때부터 타이거즈에서만 뛴 ‘원 클럽맨’으로서 누구보다 KIA 타이거즈를 잘 알고 있다는 점과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어 팀을 빠르게 정비하고 재도약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 특히 구단과 국가대표팀에서 쌓아온 다양한 코치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는 게 KIA 구단의 설명이었다.

당시 김종국 감독은 “명가 재건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대감이 훨씬 크다.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지도자가 되겠다”며 "구단 명성에 걸맞는 경기력과 선수단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있는 플레이를 주문해 팬들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는 KIA타이거즈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의 부임 첫해였던 2022년, KIA는 70승1무73패(0.490)로 5할 이하의 승률을 마크하고도 5위를 차지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6으로 패배하면서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했고, 2023년을 기약해야 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봤던 KIA는 시즌 초반부터 연이은 부상자 속출로 완전체를 꾸리기 어려웠고, 외국인 투수들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더 커졌다. 9월 이후 힘을 낸 KIA는 9연승을 달리면서 저력을 발휘했지만, 최종 성적 73승2무69패(0.514)로 6위에 머무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IA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체력과 기술 및 뎁스 강화를 통한 팀 전력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지난해 11월 1일부터 4주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했다. 젊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주전급 선수들도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당시 김종국 KIA 감독은 "5년 만의 해외 마무리캠프였는데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캠프에는 이창진, 이우성, 박준표 등 경험 많은 선수들도 함께해 훈련 집중도가 더 높았다"며 "어느 특정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가 다 잘했고 기량 발전을 보였다. 고참 선수들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어린 선수들이 잘 보고 배우려는 자세도 고무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과 코치들은 휴식을 반납했다. 정해영, 이의리, 윤영철, 황동하, 곽도규 등 총 5명의 투수와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는 지난달 18일 출국했다. 코치들의 경우 바이오메카닉 연수에 힘을 쏟았고, 선수들은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서 약 4주간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투수 5명 모두 KIA 마운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거나 향후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KIA 구단은 드라이브라인에 파견된 선수들이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리고 구위를 향상시키길 바라고 있다. 심재학 KIA 단장은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이번 파견을 결정했다. 이번 파견을 계기로 향후 더 많은 선수들에게 선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 팀 전력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여러 요소 중에서도 KIA가 가장 바라는 건 역시나 구속 향상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KIA 투수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9km/h로 리그 전체 8위였다. 리그 평균(143.8km/h)과 비교했을 때 수치가 낮은 편이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자 이번 파견을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탭도 선진 훈련 시스템을 잘 습득해 실제 훈련에 적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파견을 계기로 향후 더 많은 선수들에게 선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 팀 전력 향상을 도모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올겨울 열심히 뛰어다닌 심재학 단장, 더 높은 곳 바라본 KIA

선수들과 코치들뿐만 아니라 프런트도 바쁜 나날을 보냈다. 무엇보다도, KIA는 올겨울 전력 누수 최소화에 집중했다. 우선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의 재계약에 나섰다. 지난달 18일 총액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연봉 50만 달러·옵션 4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소크라테스는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2022년 127경기 514타수 160안타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의 성적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4월 한 달간 103타수 22안타 타율 0.227 1홈런 9타점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5월 들어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5월 106타수 44안타 타율 0.415 5홈런 28타점으로 우려를 씻어내더니 6월 96타수 33안타 타율 0.344 5홈런 9타점으로 그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특유의 중독성 있는 응원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7월 초 김광현(SSG 랜더스)의 투구에 얼굴을 맞으면서 코뼈 골절로 이탈하기도 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 달 만에 복귀를 알렸다. 소크라테스의 복귀 이후 탄력을 받은 팀도 힘을 내면서 5위 수성에 성공했다.

팀의 신뢰를 받은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 이후 KIA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시즌에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547타수 156안타 타율 0.285 20홈런 96타점 91득점 OPS 0.807을 기록했다. 최다안타, 홈런, 득점, 타점 등 총 네 개 부문에서 팀 내 최다를 기록하며 중심타자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중견수(827⅓이닝), 우익수(261이닝), 좌익수(118⅔이닝)까지 외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면서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한 바가 컸다.

KIA로선 소크라테스 재계약 여부에 대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KIA 관계자는"소크라테스가 2년간 보여준 커리어가 있지 않나. 공격, 수비, 주루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어느 정도 리그에서 검증이 됐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급한 과제를 해결한 KIA의 시선은 FA 내야수 김선빈을 향했다. 해를 넘길 때까지 좀처럼 선수와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양 측의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졌지만, 마침내 김선빈과 KIA는 지난 4일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18억원·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심재학 단장은 "김선빈은 우리 팀의 원클럽맨이기도 하고 팀 전력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선수였는데, 계약하게 돼 (선수에게) 고맙다. 다른 것보다는 (필요성을) 어필하기 위해서 진심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며 "(김)선빈이는 KIA에서 은퇴식 해야 하지 않겠나. 올 시즌을 위해서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고 얘기했다"고 김선빈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2008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첫 해부터 112경기 278타수 71안타 타율 0.255 24타점 5도루 OPS 0.607로 성장 가능성을 나타냈다. 이듬해에는 72경기 116타수 34안타 타율 0.293 6타점 8도루 OPS 0.742를 기록했다. 

2010년대 이후 김선빈의 존재감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는 2010년 115경기 348타수 102안타 타율 0.293 1홈런 28타점 23도루 OPS 0.716, 2011년 98경기 335타수 97안타 타율 0.290 4홈런 47타점 22도루 OPS 0.753, 2012년 126경기 441타수 124안타 타율 0.281 5홈런 55타점 30도루 OPS 0.730으로 상승곡선을 그려나갔다. 2013년 성적은 88경기 310타수 93안타 타율 0.300 1홈런 29타점 28도루 OPS 0.726.

그런 김선빈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14년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3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4시즌 이후에는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대가 확정됐고, 그렇게 김선빈은 잠시 자리를 비워야 했다.

기다림의 시간 끝에 김선빈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운 건 2017년이었다. 2016년 9월 이후 팀에 합류한 김선빈은 2017시즌 137경기 476타수 176안타 타율 0.370 5홈런 64타점 4도루 OPS 0.897로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그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14타수 5안타 타율 0.357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V11에 크게 기여했다.

김선빈은 2018년과 2019년에도 꾸준히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 내야진의 한 축을 지켰고, 2019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뒤 원소속구단 KIA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김선빈은 "KIA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어 기쁘고, 인정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팀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며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오랜 시간 끝에 계약에 이른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운동에만 전념해 올 시즌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FA 계약 첫 시즌이었던 2020년, 김선빈의 성적은 냉정하게 '기대 이하'였다. 6월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그는 85경기에 출전하는데 만족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특히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내야수 안치홍(현 한화 이글스)을 대신해 2루수로 나서면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과정이 험난했다. 김선빈은 4월 1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전에서 발목 통증을 느끼면서 일주일간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고, 6월 중순에는 수비를 하다가 오른손 엄지 골절 진단을 받았다. 8월 초에는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선빈은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기 위해 노력했고, 또 2022년부터 2년 연속으로 주장 역할까지 수행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만큼 경기장 안팎에서 김선빈이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원클럽맨'이라는 상징성 또한 무시할 수 없었던 KIA다.

김선빈은 구단을 통해 "무엇보다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계속해서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시즌 전까지 운동에 전념하며 팀이 꾸준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비록 주장직은 내려놓았지만 고참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팀이 가을야구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좀 더 속도를 낸 KIA는 5일 외야수 최형우와 1+1년 총액 22억원(연봉 20억원·옵션 2억원)에 'KBO리그 역대 최고령'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최형우는 KIA의 2024시즌 구상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선수다. 

2016시즌을 끝으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는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1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계약을 매듭지었다. 당시 KIA 외야진에는 김주찬, 김호령, 노수광 등 자원이 충분했지만 공격력 강화를 원했다. 외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와의 계약을 앞두고 있던 KIA로선 5강 그 이상까지도 바라봤다.

KIA가 최형우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안겼다는 평가도 존재했지만, 최형우는 한 시즌 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2017년 142경기 514타수 176안타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6을 기록, 2년 연속으로 1이 넘는 OPS를 나타냈다. 그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17타수 4안타 타율 0.235 1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KIA가 기대했던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낸 셈이다.

최형우는 2018년 143경기 528타수 179안타 타율 0.339 25홈런 103타점 OPS 0.963으로 상승곡선을 그려나갔고, 2019년과 2020년에도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로 팀의 핵심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2021년 104경기 373타수 87안타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 OPS 0.729로 아쉬움을 삼킨 데 이어 이듬해 132경기 454타수 120안타 타율 0.264 14홈런 71타점 OPS 0.78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21경기 431타수 130안타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OPS 0.887로 반등에 성공했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수치가 낮은 게 사실이었지만, 최형우는 팀의 '기둥'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특히 최형우는 지난해 6월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KBO리그 최초로 1500타점 고지를 밟으면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1498타점)을 제치고 KBO리그 통산 타점 1위에 올라섰다.

심재학 단장은 "최형우는 뛰어난 성적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동료 선수들에게 항상 모범이 됐기에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동료 선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KIA에서 다년 계약이라는 좋은 조건을 먼저 제시해줘서 감사하다"며 "가을야구의 함성을 광주에서 들을 수 있도록 팀 동료들과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선수 생활을 하는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았던 선수로 타이거즈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확실한 게 한 가지 있다. 올해부터는 우리 팀이 잘할 것 같다. 이전과는 다르게 올핸 기대감이 엄청 크다"며 "이전에는 후배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제는 2~4년 정도 쌓였고 많이 성장했다. 국내 선수들은 흠 잡을 데가 없다. 괜찮다. 그전까지는 (목표가) 5강이었어도 올해부터는 선수들이 부상을 덜 당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IA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KIA는 1명 재계약-1명 신규 영입과 2명 신규 영입이라는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던 중 토마스 파노니가 지난해 12월 19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면서 KIA는 두 명 모두 새로운 얼굴을 찾게 됐다. 하지만 해를 넘긴 뒤에도 좀처럼 영입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KIA가 외국인 투수 영입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던 건 최근 세 시즌 동안 그 어떤 외국인 투수도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3년간 150이닝을 돌파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선발, 또 불펜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했다. 당연히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

신중하게 외국인 선수를 알아본 KIA는 지난 7일 '빅리그 통산 94경기' 윌 크로우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크로우는 미국 테네시주 킹스턴 출신의 우완 투수로 신장 185cm, 체중 108kg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2017년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았고,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투수 중 한 명이다.

2017년 루키리그와 싱글A, 2018년 싱글A와 더블A, 2019년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친 크로우는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그해 3경기 8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1.88을 기록하면서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2021년 26경기(선발 25경기) 116⅔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로 빅리그 데뷔 두 시즌 만에 풀타임 기회를 얻었고, 피츠버그 파이리츠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불펜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2022년, 크로우는 60경기(선발 1경기) 76이닝 6승 10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으로 빅리그 데뷔 이후 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경기당 1이닝 이상을 책임진 그는 팀 내 불펜투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위기가 있었다. 크로우는 개막 이후 5경기에서 9⅔이닝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4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끝으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사유는 어깨 부상이었다. 결국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 크로우는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7월 초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크로우는 8월과 9월까지 경기를 소화했으나 더 이상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2023시즌을 마감했다. 싱글A를 포함한 지난해 크로우의 마이너리그 성적은 17경기 30⅓이닝 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트리플A 14경기 27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3).

KIA는 꼼꼼하게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심재학 단장은 "흔히 데이터 쪽으로 얘기하는 수직 무브먼트 같은 경우에도 메이저리그 때보다 조금 떨어지긴 해도 여전히 괜찮다. 볼의 무브먼트도 좋기 때문에 건강만 보장이 된다면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투수다. 그렇기에 메디컬 테스트를 좀 더 꼼꼼하게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KIA의 움직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KIA는 지난 15일 내야수 서건창을 총액 1억 2000만원(연봉 5000만원·옵션 7000만원)에 영입하면서 내야진을 강화했다. 서건창이 최근 수년간 부진했던 건 사실이지만, 베테랑의 가치가 젊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KIA의 생각이었다. 부진에 허덕이던 서건창으로서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결정이다.

2008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서건창은 방출 및 군복무 이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계약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12년부터 활약했고, 내야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특히 서건창은 2014년 128경기 543타수 201안타 타율 0.370 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5를 기록,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건창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지난 2020년이었다. 성적에서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듬해 7월 27일에는 키움이 LG와 1:1 트레이드를 단행, 서건창과 '광주일고 동기' 투수 정찬헌이 팀을 맞바꿨다. 키움은 당장 선발진을 보강해야 했고, LG는 2루 자원을 원했다. 그러면서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적과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서건창은 반등에 실패했고, 데뷔 첫 FA(자유계약) 자격 취득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77경기 219타수 49안타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OPS 0.605, 44경기 110타수 22안타 타율 0.200 12타점 OPS 0.542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서건창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LG에 방출을 요청했다.

고향팀에서 2024시즌을 맞이하게 된 서건창은 "좋은 팀에 오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불러주신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팀의 일원이 됐다는 것에 매우 기쁘고, 팀이 필요한 부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KIA에 입단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 팀에서 함께했던 코치님들도 계시고,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분들도 계시다.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건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내가 좀 더 물어보고, 또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며 "외부에 있을 때부터 KIA가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또 신인 때부터 시작해서 광주라는 곳에 대해 올 때마다 편하고 익숙했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항상 갖고 있었던 것 같다. KIA팬분들이 워낙 열정적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최근까지도 계속 개인 운동을 하고 있었던 서건창은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효율'이다. 서건창은 "예전에는 무조건 너무 많이 하려는 욕심이 강했는데, 요즘에는 좀 더 효율적으로 잘 움직이는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캠프까지 시간이 아직 남았기 때문에 (해왔던 것들을) 좀 더 꾸준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건창은 "아무래도 최근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지거나 특별한 건 없다.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준비한 걸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몸을 잘 만들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께서 원하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캐치해서 100%에 가깝게 수행해야 하지 않을까. 감독님, 코치님 의중을 잘 파악하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KIA 내야진에는 김도영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올해 들어 FA 계약을 마친 김선빈과 더불어 내야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던 KIA다.

서건창은 "나도 선배들을 보면서 좋은 걸 배우고, 또 그렇게 성장했기 때문에 후배들이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함께 얘기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 아무래도 경험이 좀 더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먼저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행동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후배들도 나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KIA의 마지막 퍼즐조각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었다. 크로우 영입 이후 열흘 넘게 후보군을 살핀 KIA는 19일 네일과 계약금 20만 달러·연봉 35만 달러·옵션 1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적료 25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95만 달러다.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 출신인 제임스 네일은 우완 투수로 신장 193cm, 체중 83kg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2015년 20라운드 전체 608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동안 활동했다.

네일은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8시즌 통산 성적은 245경기(선발 96경기) 742⅓이닝 49승 37패 평균자책점 4.01로, 트리플A(6시즌)만 놓고 보면 155경기(선발 35경기) 357⅔이닝 27승 17패 평균자책점 4.15다. 지난해 트리플A 성적은 31경기(선발 3경기) 59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3.66.

국내 선수만 놓고 보면 외부 영입으로 품은 선수는 서건창 한 명에 불과했지만, 그만큼 KIA는 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심재학 단장은 "단장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만족할 수 없다. 내 눈에는 여전히 부족한 곳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디펜딩챔피언' LG의 대항마로 떠올랐다는 질문에는 "어느 팀이든 단장님들 입장에서는 다들 부담이 클 것"이라며 "팀에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고, 또 팬분들의 기대치가 높은 것도 너무 잘 안다. 지난 시즌 도중에 와서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꾸준하게 뭔가를 하면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혹스러운 KIA의 분위기, 일단 사령탑 없이 시즌 준비 돌입

KIA는 지난해 3월 말에도 '사법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었다. 품위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정석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해임을 결의했는데, 2022년 박동원(LG 트윈스)과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사실 관계 등을 파악했다.

하지만 KIA 구단은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정석 단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1월 장정석 전 단장의 주거지 등 2∼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KIA는 2년 연속으로 야구 외적인 일로 어려움을 떠안은 채 새 시즌을 맞이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이게 됐다. 선수단은 물론이고 구단 내부에서도 캠프가 시작되기도 전에 당혹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심재학 단장은 "전날(27일) 김종국 감독을 만난 뒤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걸 들었고, 구단은 그때 (수사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결과가 나오고 이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까 일단 감독이 정상적으로 캠프에 참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급하게 회의를 한 뒤 직무정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또 심 단장은 "제보를 통해서 듣게 됐고, 금품 관련 수사인 것 같다. 지금 주말이다 보니 우리 입장에서 뭔가를 할 수는 없지만, 내일(29일)부터 빠르게 움직여서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일단 KIA는 사령탑 없이 시즌을 준비한다. KIA 구단은 "감독의 최종 거취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며, 1군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재학 단장은 "시즌 전까지는 뭔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일단 캠버라 캠프는 수석코치 체제로 간다. 당분간 수사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사령탑의 부재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게 된 KIA는 오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호주로 출국,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Narrabundah Ballpark)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진갑용 수석코치를 포함해 코칭스태프 19명과 선수 47명 등 66명의 선수단이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스프링캠프 선수단은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됐으며, 2024년 신인 선수 중에서는 조대현(영남중-강릉고/1라운드 지명)과 김민주(배명고-강릉영동대/7라운드 지명) 두 명의 우완투수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에서 KIA의 부름을 받은 조대현은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은 우완투수다. 신장 193cm, 몸무게 90kg로 건장한 체격을 지닌 조대현은 큰 신장으로부터 나오는 최고 시속 151km의 직구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투타를 겸업하면서 높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좋은 체력까지 갖췄다.

조대현은 '우완 양현종'으로 주목을 받는 등 향후 KIA 마운드의 한 축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지 않은 조대현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당장 올 시즌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이지만, 조대현에게는 이번 캠프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7라운드에서 지명된 김민주는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우완 사이드암으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지명 당시 KIA 구단은 "김민주는 사이드암 투수로 직구의 움직임이 좋고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아 중간투수로 즉시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김민주의 잠재력을 평가했다.

이밖에 포수진에서는 김태군, 주효상, 한승택, 한준수가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는 내야진의 경우 총 12명이 호주로 떠난다. '이적생' 서건창뿐만 아니라 올겨울 호주프로야구(ABL)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박민, KIA 내야진의 미래로 주목받는 윤도현과 정해원도 경쟁에 도전장을 내민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도영도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김도영은 "수비를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고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복귀 시점을 개막전에 맞추려고 하지만, 서두르진 않으려고 한다"고 자신의 계획을 전한 바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1차(호주)와 2차(일본)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KIA 선수단은 호주 캔버라에서 ‘3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월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본격적인 실전 체제에 돌입한다.

한편 선수단은 2월 25일 KT 위즈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KBO리그 팀들과 5차례의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으며, 27일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와도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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