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현진 습격범 "경복궁 낙서 참교육" 그날, 李집회 셀프영상

이찬규, 황수빈 2024. 1. 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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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의 피의자 A(15)군이 지난달 22일 “경복궁 낙서 모방범을 참교육하겠다”며 법원을 방문한 사실을 경찰이 파악하고 배경을 조사 중이다. 이날은 일부 언론이 A군이 올린 ‘셀프 영상’을 근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 정치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도했던 같은 날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강남경찰서 전담수사팀은 이날 A군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과거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A군이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영상을 올린 것과 관련해선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온 ‘경북궁 담벼락 낙서 모방범’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촬영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됐다.

배현진 의원 피습범인 A군이 지난달 22일 영장실질 심사 이후 경복궁 낙서 모방범 설모씨의 모습을 담긴 영상을 한 커뮤니티에 올렸다. A군이 “경복궁 훼손 훼손범. 경복궁 훼손 훼손. 경복궁 훼손한 xx야”라고 하는 육성도 담겼다. 커뮤니티 캡처


A군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22일 A군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나 경복궁 2차 가해자 참교육 하고옴’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A군의 글에는 당시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던 모방범 설모(29)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 서관으로 빠져나올 때 A군이 소리치는 영상 파일도 담겼다. A군은 “경복궁 훼손, 훼손범. 경복궁 훼손, 훼손. 경복궁 훼손한 XX야”라고 외쳤다. 당일 A군이 설씨를 향해 지갑을 던지는 모습이 한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사진 배현진 의원실

경찰은 A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법원 출석 현장에서 지지자 등을 배경으로 찍은 셀카 영상도 같은 날 찍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 대표도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같은 서울중앙지법 서관을 오갔다. 당시 서관 입구 쪽에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A군 역시 경복궁 낙서 모방범을 보러 법원을 방문했다가 지지자들을 발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이유다.

경찰은 현재까지 A군의 휴대전화와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단독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A군의 휴대전화 속 메시지와 SNS 게시글, GPS 위치정보 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공범이나 배후가 있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학교생활 기록과 병원 진료 내역 등도 살피고, A군이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하기 전까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경찰은 “최근 A군이 이 대표 피습 사건에 큰 관심을 가졌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오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머리를 돌로 가격한 습격범이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 이영근 기자

경찰은 응급입원 기간이 만료되는 30일 이후부터 병원을 찾아 A군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A군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다. A군은 최근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폐쇄 병동 입원을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습 당일인 지난 25일 A군은 부모 입회하에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다음 날 응급입원했다. 배 의원은 “A군이 처벌받기를 원한다. 선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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