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 수주 늘었지만… 계열사 공사가 3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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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 해외 수주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 따낸 공사 규모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00억 달러(약 40조1400억원)를 넘겼지만 반짝 실적에 가까운 미국발 수주 비중이 3분의 1까지 늘었다.
국내 건설업계 해외 수주액은 2018년 321억 달러에서 2019년 223억 달러로 급감했다가 351억 달러로 반등한 2020년부터 4년 연속 3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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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 해외 수주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 따낸 공사 규모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00억 달러(약 40조1400억원)를 넘겼지만 반짝 실적에 가까운 미국발 수주 비중이 3분의 1까지 늘었다. ‘따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는 계열사 물량을 빼고 시공·영업 능력만으로 따낸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200억원 초반에 그친다.
28일 해외건설협회 발간 ‘수주 통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321개 건설사는 해외 95개국에서 333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2022년 310억 달러 대비 7.5% 늘며 2021년(306억 달러) 이후 2년 연속 늘었다.
국내 건설업계 해외 수주액은 2018년 321억 달러에서 2019년 223억 달러로 급감했다가 351억 달러로 반등한 2020년부터 4년 연속 3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관상 견조해 보이지만 실적을 뜯어보면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미국 비중이 유래없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지난해 미국 내 수주는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의 30.0%인 99억800만 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94억9000만 달러)를 제치고 단일 국가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이 국내 건설업계의 1위 해외 시장으로 올라서기는 공식 집계를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2020년) 사우디(2021년) 인도네시아(2022년) 등이 돌아가며 선두를 차지했다.
2020년만 해도 미국 비중은 21위인 0.8%(2억9000만 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이 수치는 2021년 11위 규모인 3.1%(9억4000만 달러), 2022년 3위인 11.2%(34억6000만 달러)에 이어 지난해까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최근 급증한 미국 수주는 미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CHIPS) 등을 제정하며 기업이 자국에 투자하도록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결과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내 공장을 신축하거나 증설하면 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이 물량을 수주하게 됐다.
지난해 미국 수주액의 88.5%인 91억2000만 달러가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국내 제조사의 현지 생산설비 건설 공사로 따낸 실적이었다. 해외 지역 그룹사 수주액은 다른 나라까지 합치면 100억 달러가 넘는다.
협회는 보고서에서 “국내 제조사가 해외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투자 기조를 유지 중이라 거점 국가별 공장 건설 수주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면서도 “미국·중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장기화,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압박 영향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 활동이 위축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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