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본능이에요" 엄마만 찾는 삼남매, 오은영이 나섰다

김종성 2024. 1. 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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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김종성 기자]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26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삼남매(만 4세 딸, 만 2세 아들과 딸)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가 출연해 오은영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생)율은 올해 0.68명(전망치)으로 예상되는데,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이런 아찔한 현실 속에서 삼남매라니! 그저 귀할 따름이다. 

삼남매 부모의 고민은 아이들이 동시에 엄마만 찾는 것이었다. 얼마 전 카페를 오픈한 엄마가 출근을 앞두자 첫째(금쪽이)는 눈물을 흘리며 가지 말라고 호소했다. 셋째는 아예 문을 잠가버렸다. 삼남매는 엄마 뒤만 졸졸 쫓아다니며 처절한 울음으로 출근을 막았다. 그런 아이들을 두고 나가야 하는 엄마의 마음도 천근만근이었다. 삼남매 모두 엄마와 떨어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아이들은 엄마 옆에 가까이 있으려고 해요. 그건 왜 그러냐면요. 생존 본능이에요." (오은영)

오은영은 그 이유를 '생존 본능'이라 정리했다. 모유 수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엄마와 함께 있어야 배가 부르고 따뜻하다는 걸 아이들이 알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줄어든 엄마와의 시간 탓에 삼남매는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엄마와 영상 통화를 할 때는 서로 휴대전화를 독차지하려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아빠가 중재에 나섰지만, 엄마만 찾는 아이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다. 

아직 엄마가 그리운 첫째... 이 가족에게 필요한 것

엄마가 퇴근하자 삼남매는 엄마 곁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사랑의 갈증을 느끼는 듯 경쟁적으로 매달렸다. 오은영은 삼남매의 나이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만 2세인 둘째와 셋째는 애착 형성이 되는 시기이므로 엄마 껌딱지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첫째는 왜 엄마를 따라다니며 울었을까. 건강한 애착을 경험해야 할 시기에 동생이 태어난 탓에 여전히 엄마가 그리운 것이리라. 

첫째가 뒷전이 되는 상황들은 계속 됐다. 잠을 재울 때도 엄마는 막내부터 신경썼다. 첫째는 간절하게 엄마를 호출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동생들에게 밀렸다. 매일 밤 반복되는 엄마 옆자리 다툼은 첫째의 마음에 상흔을 남겼다. 엄마는 맞벌이 후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시간을 나눠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의 신호에 반응만 잘 해줘도 부모의 사랑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마음을 부정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오은영)

식사 시간에도 엄마 옆은 동생들 차지가 됐다. 첫째는 시샘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간절히 외쳤다. 관심과 사랑을 갈구했지만, 오히려 혼쭐이 나고 말았다. 엄마 입장에서는 어린 두 동생에게 조금만 양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오은영은 마음을 부정하지 않아야 공감 능력이 생긴다며 엄마의 애정 분배에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 즉 마음을 수용한다는 건 "엄마 옆에 앉고 싶구나?"라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원하는 걸 100%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해서 상처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엄마 아빠들이 '상처'에 몰두되어 있는 것 같다며, 상처란 학대나 심한 정서적 피해를 입을 때 생기는 것이지 일상적인 상황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동화책을 읽을 때도 첫째는 소외되기 일쑤였다. 엄마가 읽어주길 원하는 책을 골라 줄을 섰지만, 막내가 때마침 응가를 하는 바람에 차례를 빼앗기고 말았다. 그럼에도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으라는 엄마의 부탁을 최선을 다해 수행했다. 그러면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리라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엄마는 휴대전화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첫째의 신호를 전혀 보지 못했다. 

놀이를 할 때도 다르지 않았다. 첫째는 자신의 놀이를 방해하는 막내를 막아달라고 아빠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 속상해하는 첫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울지 말라고 혼나기만 했다. 'K-장녀' 금쪽이의 비애가 느껴져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첫째는 겨우 만 4세였다. 자아를 형성하는 때로 인정받고 싶은 요구가 강해지는 시기이다. 

"언제나 금쪽이는 뒷전이에요." (오은영)

첫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관심과 사랑을 받으려 갖은 방법을 쓰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봐도, 동생을 돌봐주어도, 크게 울어보아도 미지근한 엄마의 반응에 얼마나 슬펐을까. 엄마와 아빠는 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크게 놀란 듯했다. 아이가 자신을 봐달라고 하는 건 정당한 요구인데, 반복적으로 거절당하면 마음의 문이 닫힐 수 있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빠를 무서워 하는 아이들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한편, 화가 나면 무섭게 달라지는 아빠의 태도가 포착됐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말투와 눈을 부라리며 말하는 모습이 영상에 수차례 나타난 것이다. 또, 아빠는 훈육할 때 엉덩이를 툭 치는 등 삼남매를 엄하게 대하고 있었다. 오은영은 아이들은 물리적 힘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낀다면서 아주 짧은 시간에 널뛰듯 바뀌는 아빠의 태도는 예측 불가능하기에 더 무서울 거라 지적했다. 

"절절한 통제는 아이를 위한 거지만, 과도한 통제는 부모 자신을 위한 거예요." (오은영)

오은영은 부모로서 적절한 수준의 통제는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문제는 과도한 통제라고 선을 그었다. 과도한 통제는 불안한 마음을 완화하기 위해 억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잠을 안 자면 혼낼 거라며 악압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아빠의 훈육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혹시 아이들이 엄마만 찾는 이유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매번 부모에게 뒷전이 되는 상황 속에서 첫째의 특정한 행동이 눈에 띄었다. 다리에 힘을 주는 등 '감각 추구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발달 과정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첫째는 부모에게 신호를 보냈는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을 때, 뒷전이 되거나 소외되었을 때, 마음을 부정 당했을 때마다 감각 추구 행동을 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가 많을 때 그리했다. 

달리 말하면 손톱 물어뜯는 행위와 유사한데, 지속적으로 감각을 추구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다. 오은영은 이럴 때는 당황스럽다고 혼낼 게 아니라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파악해 '감각 추구 행동'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했다. 그렇다면 첫째의 속마음은 어떨까. 

"금쪽이는 왜 다리에 힘 주는 거야?"
"힘 주면 좋아. 안 외로워." (금쪽이)

속마음 인터뷰에서 첫째는 자신의 외로움을 토로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에 부모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들이라고 첫째를 소외시키고 싶었을까. 삼남매를 육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첫째에게 의지하게 된 것이리라. 금쪽이는 "같이 있어도 보고 싶다. 맨날 뽀뽀해 주면 너무 행복할 텐데. 사랑하는 게 행복이에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사랑과 관심을 균등하게 배분해야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사랑이 착! 붙게'였다. 핵심은 아이가 마음을 표현할 때 수용하기 인정해 주는 것이었다. 또 다시 돌아온 출근 시간, 아이들은 어김없이 떼를 썼지만, 엄마는 모른 척하고 나갔다. 대신 아빠는 아이들에게 '엄마 애착 베개'를 주었다.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포근한 촉감의 배개를 안고 사랑을 충전하게 했다. 신기하게도 엄마 베개를 안은 아이들의 울음이 잦아들었다. 

2단계는 시계에 엄마가 돌아오는 시간을 체크한 후 헤어짐과 만남의 시간을 설명하고 안정과 신뢰감을 주는 과정이었다. 이제 아이들은 웃으며 엄마를 배웅하게 됐다. 장족의 발전이다. 다만, 베개 쟁탈전이 벌어지는 웃픈 일도 벌어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매일 낮 12시마다 영상 편지를 보며 안정을 되찾도록 했고, 3시마다 집을 방문해 30분 동안 충전 시간을 가졌다. 

아빠는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긍정적인 관계를 쌓아나갔다. 더 이상 공포의 방법으로 훈육을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엄마는 첫째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부족했던 사랑을 채워주었다. 이렇듯 삼남매를 양육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랑과 관심을 최대한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 그리하여 한 명의 자녀도 소외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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